이명박 대통령이 안경을 계속 써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13일 백내장 수술을 했다. 의사의 권고로 두 달가량 써야 하는 보호용 안경 착용 시한이 다가 오지만 참모들 사이에선 아직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찬성하는 측은 안경을 쓴 후 이 대통령의 다소 날카로운 이미지가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한 참모는 "이 대통령 하면 강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데 안경을 쓴 뒤에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얘기를 꾸준하게 듣고 있다"며 "바깥의 여론이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무엇보다 대통령으로서 카리스마가 약해진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시력이 괜찮아졌는데 이미지가 좋아진다고 계속 낄 수는 없지 않느냐"며 "이 대통령 특유의 무게감을 살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컨대 부드러움이냐,카리스마냐의 선택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대통령 PI(President Identity) 업무를 맡고 있는 메시지기획관실의 한 관계자는 "어떻게 할지 아직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백내장 수술 이전에도 이 대통령은 노안이 있기 때문에 안경을 착용하는 시간이 많았다"며 "(백내장 수술과 관계없이) 안경을 이용하는 시간이 점점 더 많아지는 나이다. 방침을 정한 것은 없지만 착용한다,안 한다를 떠나 자연스럽게 가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참모는 "의사가 의료적 차원에서 어떻게 판단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