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기업은 어디일까. 상장사들이 최근 제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3월 결산법인은 3분기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증권사들의 연봉이 가장 높았다.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1인당 연봉이 1억67만원에 달해 조사 대상 124개 상장사 중 유일하게 1억원을 넘겼다. 회사 관계자는 "2008년 말 투자회사에서 증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장기 근속자들이 많아져 평균 연봉 수준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우증권(9070만원) NH투자증권(7750만원) 우리투자증권(7730만원) SK증권(7530만원) 동부증권(7510만원) 현대증권(7470만원) 메리츠증권(7350만원) 대신증권(7200만원) 삼성증권(7100만원) 등 다른 증권사들도 대거 평균 연봉 7000만원이 넘는 고임금 직장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증권사의 평균 연봉이 높은 것은 지난해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증권사의 주수입원인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연봉 하락폭이 컸던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2008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희망퇴직자에 대한 특별퇴직금이 많이 반영돼 작년엔 연봉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도 고연봉 업종으로 조사됐다. 삼성화재의 평균 연봉이 7800만원이었고 동양생명도 7622만원을 기록했다. 다만 증권 · 보험사는 3월 결산법인이어서 지난해 3분기(4~9월)까지 지급한 임금을 기준으로 1년치를 추정한 것이어서 올 3월 말까지 받은 실제 연봉과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

국내 대표 기업들도 증권 · 보험사만큼은 아니지만 높은 연봉을 자랑했다. 현대자동차는 작년 평균 7500만원을 지급했으며,삼성전자의 평균 연봉도 6780만원(성과급 제외)으로 7000만원에 육박했다.

기아자동차도 6880만원으로 고임금 회사로 나타났으며 현대모비스와 LG전자의 직원 평균 연봉은 6540만원,6380만원씩이었다. 특히 이들 대기업은 공장과 본사 직원을 모두 합쳐 산술적 평균을 낸 것이어서 순수 고액 연봉자 수만 놓고 보면 평균 연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증권사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악화로 고전 중인 건설 조선사들도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는 대형사의 경우 여전히 높은 수준의 연봉을 유지했다. GS건설이 작년 직원 1인당 7370만원을 지급했고 삼성물산(6730만원) 대림산업(6500만원)도 6000만원대 연봉을 기록했다. 조선사 중에선 대우조선해양(7190만원)이 평균 연봉 7000만원을 넘었고 현대중공업(6900만원) 삼성중공업(6500만원)도 7000만원에 육박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