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자산이 2조원을 넘는 상호저축은행은 앞으로 3년 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을 '5% 이상'에서 '6% 이상'으로 높이고 5년 후에는 '7% 이상'까지 올려야 한다.

또 모든 저축은행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을 2013년까지 전체 대출의 20% 이하로 낮추고 부동산 관련 대출은 50%를 넘을 수 없게 된다. 지방자치단체가 갖고 있는 대형 대부업체 감독권은 금융위원회로 이관된다.

금융위원회는 9일 서민금융회사의 경영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건전경영 유도 방안을 발표했다.

◆최저 BIS비율 7%로

저축은행의 외형이 커진 점을 감안해 재무 건전성 기준이 은행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강화된다. 적기 시정조치 기준으로 돼 있는 BIS 자기자본비율이 현재의 5%에서 7%로 상향 조정된다.

금융위는 우선 총 자산 2조원을 초과하는 대형 저축은행의 BIS 비율을 3년 후 6% 이상,5년 후 7% 이상으로 맞추도록 한 뒤 중소형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시차를 두고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3개월 미만 연체 대출까지 정상으로 인정됐던 것이 2개월 미만 대출에 대해서만 정상으로 분류하도록 기준이 강화된다. 요주의 여신도 3~6개월에서 2~4개월로,고정 여신도 6개월 이상에서 4개월 이상으로 각각 바뀐다.

부동산에 쏠려 있는 대출도 줄여야 한다. 저축은행의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PF대출 비중 제한이 현행 30%에서 내년 25%,2013년 20%로 줄어든다. 건설업과 부동산업 임대업 등 부동산 관련 대출은 전체 여신의 50%를 넘지 못하게 된다.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 64조3000억원 가운데 부동산 관련 대출은 49조9000억원으로 70%가 넘는다.

이에 따라 부동산 대출 한도를 초과하는 저축은행은 신규로 부동산 대출을 취급할 수 없게 된다. 초과액에 대해선 BIS 비율을 산정할 때 위험가중치를 현행 100%에서 올해 120%,2013년에는 150%까지 상향 적용할 계획이다. 한도를 넘어선 대출에 대해선 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기존 한도 초과분을 해소할 수 있도록 3년 이상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저축은행 부실로 늘어나는 예금보험기금의 저축은행 계정 손실을 줄이기 위해 저축은행이 예금보험공사에 내는 예금보험료율도 현행 0.35%에서 내년엔 0.4%로 인상된다. 이후 경영 건전성 개선 여부 등을 고려해 추가로 0.05%포인트 올리는 방안도 검토된다. 이렇게 되면 저축은행은 연간 약 300억원의 추가 부담을 져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대부업체 감독권 금융위로 이관

자산 규모가 100억원 이상이거나 자산 · 부채가 모두 70억원 이상인 대형 대부업체에 대한 관리 · 감독권이 지방자치단체에서 금융위로 옮겨진다. 대부업체가 대형화되고 업무도 갈수록 복잡해져 지자체가 관리 · 감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는 대형 대부업체에 대해 여신전문 금융회사에 준하는 수준의 건전성 감독 · 공시 · 약관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지금까지 2년마다 한 번씩 진행했던 대형 저축은행에 대한 검사를 매년 실시키로 했다. 금융감독원과 예보의 공동검사도 강화하는 등 상시 감독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저축은행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대형 저축은행은 1년마다,중소형 저축은행은 2년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할 계획이다.

저축은행 대주주를 견제하는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은행권에서 시행되고 있는 사외이사 모범 규준의 상당 부분을 저축은행의 실정에 맞게 도입키로 했다. 금융위기 중 저축은행 간 인수 · 합병(M&A)을 통한 부실 저축은행 정상화가 저축은행의 대형화를 부추기는 단점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점 설치 요건을 지점당 12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신협 새마을금고 농 ·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회사가 비과세 예금으로 유치한 자금을 유가증권에 과도하게 투자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도 도입된다. 이들 회사는 작년 비과세 예금 한도가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어나면서 여유자금을 대부분 중앙회에 묻어두거나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있다. 금융위는 여유자금의 50% 이상을 유가증권에 투자할 수 없도록 하는 방식으로 투자 한도를 만들기로 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