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고가 행진을 재개하며 100만원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증시 최고 몸값을 자랑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도 석 달여간 조정을 마친 뒤 반등을 시도하고 있어 100만원대 '황제주'의 자리를 누가 먼저 꿰차게 될지 주목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주당 100만원을 넘는 종목은 롯데제과(130만2000원)가 유일하다. 과거 100만원대 주가를 누렸던 롯데칠성(이하 9일 종가 85만1000원)과 태광산업(74만4000원)이 글로벌 금융 위기를 거치며 급락한 탓에 지금은 롯데제과가 '황제주' 자리를 홀로 지키고 있다.

롯데제과 다음으로 비싼 3개 종목 중 삼성전자(85만6000원)와 아모레퍼시픽(82만9000원)은 증권가에서 제2의 '황제주'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으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의 평균 목표주가가 작년 11월 100만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 들어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도 100만원 이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101만7296원으로 100만1471원인 아모레퍼시픽보다 높다. 목표가 최고치는 두 종목 모두 120만원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평균 목표가 대비 18.4% 낮은 상태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주가 괴리율이 20.8%로 삼성전자에 비해 갈 길이 좀 더 멀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월 94만2000원까지 오르며 한 발 앞서 100만원 근처까지 갔던 저력이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외국인의 힘만으로는 100만원 돌파가 힘들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종목이 3분기에 100만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는 "삼성전자의 경우 실적만 봤을 땐 2분기 중이라도 100만원을 넘어설 수 있지만 외국인이 지금처럼 강한 매수세를 계속 이어갈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48.68%(4월7일 기준)로 2007년 1월31일(48.69%) 이후 3년3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과 내년 업황의 불확실성이 주가에 반영될 시점 등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주가는 6~8월 사이에 100만원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매수세가 삼성전자에 집중되고 있지만 아모레퍼시픽도 이달 중 발표할 1분기 실적이 예상을 웃돌 것으로 기대돼 저가 매수세 유입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0만원 돌파에 따른 단기 차익실현 매물은 지난 3개월간 대부분 소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1분기 실적전망 등을 감안할 때 현재 주가는 충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