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에 '경제관료 출신 공관장'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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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사 맡아 탁월한 성과
최중경, 경제수석 화려한 복귀…서석숭ㆍ김한수 대사도 맹활약
최중경, 경제수석 화려한 복귀…서석숭ㆍ김한수 대사도 맹활약
외교통상부에 경제관료 경계령이 내려졌다. 최중경 신임 경제수석이 2008년 7월 기획재정부 1차관에서 물러나 주(駐)필리핀 대사로 나간 지 불과 1년6개월 만에 경제정책 결정라인의 핵심으로 화려하게 복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9일 "최 수석이 대사로 재임하면서 보여준 외교적 성과가 청와대 인사라인을 통해 수시로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그의 조기 복귀 배경을 설명했다.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겸 대통령 경제특보의 추천만으로 이뤄진 인사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정부 인사도 "대통령이 외교관에 외무고시 출신보다는 능력 있는 외부 인사가 충원돼야 한다는 지론을 갖게 된 것도 최 대사에 대한 평가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필리핀 현지 외교가에서는 최 대사의 파격적인 행보가 수시로 화제가 됐다. 국내 회사의 현지 주재원은 "활동비가 모자라 사비를 털어넣고,비포장 도로를 7시간 넘게 달려 지방 관료를 만나는 등 직업 외교관들은 상상도 못하는 열정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최 대사는 부임 직후부터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필리핀과 한국이 보완적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고 판단,녹색성장 파트너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 필리핀 전 지역을 직접 방문하는 발품을 팔았다. 이 결과 국내 중소기업이 독자 개발한 '해조류를 통한 바이오 에탄올 기술 상용화'에 필요한 해조류 양식장 20만㏊를 무상 제공받았고,한국과의 농업 협력을 위해 10만㏊의 농지 임차를 제안받아 사업성을 검토 중이다.
또 토목공사 위주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업그레이드해 철도 운항 시스템과 항공관제 등 첨단 기술이 필요한 주요 인프라 사업까지 따내기도 했다. 최초로 양국 간 경제포럼을 개최하고 복합 산업단지(MIC) 프로그램 등 필리핀의 경제개발계획까지 제안,필리핀 정부 내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부상했다.
김중수 신임 한국은행 총재 역시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재직 당시 국제금융질서 개편에 G20(주요 20개국) 의장국으로서 한국의 입장을 적극 반영하고 '부자 나라들의 사교클럽'이라는 OECD 내에서도 주도적으로 이슈를 선점하는 등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역할을 했다는 점이 평가받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월25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타부처 사람도 대사로 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외교부에) 들어와 시대 변화에 발맞추고 폭넓게 인재를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서석숭 지식경제부 통상협력정책관이 주슬로바키아 대사로 임명되고 2008년 김한수 외교부 FTA 추진단장이 주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로 부임하는 등 경제관료 출신들의 대사직 임명은 하나의 인사 패턴이 되고 있다. 전광우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금융위원장에서 물러난 뒤 한때 주중 대사로,임영록 전 기획재정부 차관은 주브라질 대사로 거론됐다. 두 사람 모두 개인적인 이유로 고사하지 않았다면 실제 임명까지 이어졌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덕수 주미,이윤호 주러시아 대사 등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4강 대사도 경제관료들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장기원 교육과학기술부 기획조정실장이 주유네스코(UNESCO) 대사로 발령받는 등 비(非)외시 출신들의 발탁도 이뤄지고 있다. 교과부 출신의 대사직 임명자는 장 실장이 처음이다. 외환위기 당시 해외 공관 통 · 폐합 조치로 프랑스 대사가 겸임하던 자리였던 유네스코 대사직을 11년 만에 부활시키면서 직업 외교관이 아닌 교과부 출신을 발탁한 것이다.
국내 대기업의 한 해외담당 임원은 "직업 외교관에 비해 경제관료 출신 대사들은 국가 이익이 걸린 경제 교류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구체적인 성과도출형 업무에 강하다는 점도 차별화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심기/홍영식/이상은 기자 sglee@hankyung.com
정부 고위 관계자는 9일 "최 수석이 대사로 재임하면서 보여준 외교적 성과가 청와대 인사라인을 통해 수시로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그의 조기 복귀 배경을 설명했다.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겸 대통령 경제특보의 추천만으로 이뤄진 인사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정부 인사도 "대통령이 외교관에 외무고시 출신보다는 능력 있는 외부 인사가 충원돼야 한다는 지론을 갖게 된 것도 최 대사에 대한 평가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필리핀 현지 외교가에서는 최 대사의 파격적인 행보가 수시로 화제가 됐다. 국내 회사의 현지 주재원은 "활동비가 모자라 사비를 털어넣고,비포장 도로를 7시간 넘게 달려 지방 관료를 만나는 등 직업 외교관들은 상상도 못하는 열정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최 대사는 부임 직후부터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필리핀과 한국이 보완적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고 판단,녹색성장 파트너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 필리핀 전 지역을 직접 방문하는 발품을 팔았다. 이 결과 국내 중소기업이 독자 개발한 '해조류를 통한 바이오 에탄올 기술 상용화'에 필요한 해조류 양식장 20만㏊를 무상 제공받았고,한국과의 농업 협력을 위해 10만㏊의 농지 임차를 제안받아 사업성을 검토 중이다.
또 토목공사 위주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업그레이드해 철도 운항 시스템과 항공관제 등 첨단 기술이 필요한 주요 인프라 사업까지 따내기도 했다. 최초로 양국 간 경제포럼을 개최하고 복합 산업단지(MIC) 프로그램 등 필리핀의 경제개발계획까지 제안,필리핀 정부 내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부상했다.
김중수 신임 한국은행 총재 역시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재직 당시 국제금융질서 개편에 G20(주요 20개국) 의장국으로서 한국의 입장을 적극 반영하고 '부자 나라들의 사교클럽'이라는 OECD 내에서도 주도적으로 이슈를 선점하는 등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역할을 했다는 점이 평가받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월25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타부처 사람도 대사로 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외교부에) 들어와 시대 변화에 발맞추고 폭넓게 인재를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서석숭 지식경제부 통상협력정책관이 주슬로바키아 대사로 임명되고 2008년 김한수 외교부 FTA 추진단장이 주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로 부임하는 등 경제관료 출신들의 대사직 임명은 하나의 인사 패턴이 되고 있다. 전광우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금융위원장에서 물러난 뒤 한때 주중 대사로,임영록 전 기획재정부 차관은 주브라질 대사로 거론됐다. 두 사람 모두 개인적인 이유로 고사하지 않았다면 실제 임명까지 이어졌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덕수 주미,이윤호 주러시아 대사 등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4강 대사도 경제관료들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장기원 교육과학기술부 기획조정실장이 주유네스코(UNESCO) 대사로 발령받는 등 비(非)외시 출신들의 발탁도 이뤄지고 있다. 교과부 출신의 대사직 임명자는 장 실장이 처음이다. 외환위기 당시 해외 공관 통 · 폐합 조치로 프랑스 대사가 겸임하던 자리였던 유네스코 대사직을 11년 만에 부활시키면서 직업 외교관이 아닌 교과부 출신을 발탁한 것이다.
국내 대기업의 한 해외담당 임원은 "직업 외교관에 비해 경제관료 출신 대사들은 국가 이익이 걸린 경제 교류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구체적인 성과도출형 업무에 강하다는 점도 차별화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심기/홍영식/이상은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