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주가가 '무할인 블록세일'의 흥행에 힘입어 9일 급등했다. 은행권 민영화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다른 은행주들도 동반상승했다.

9일 증시에서 우리금융은 4.06%(650원) 급등한 1만6650원으로 마감했다. 신한은행이 0.76% 오르는 등 다른 은행주들도 상승세를 탔다. 은행주의 이 같은 강세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 지분 9%(7254만주)를 성공적으로 블록세일한 덕분이다. 매수를 원한 국내외 투자자들이 많아 가격할인 없이 전날 종가(1만6000원)에 매각됐다. 시장반응이 뜨거워 당초 우리금융의 매각예정 물량이었던 7~9%의 최대치인 9%가 처분됐다. 매각지분 총액은 1조16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블록세일의 성공은 주가수준이 저평가된데다 지난달 있었던 하이닉스 블록세일의 과열 여파가 이어졌고,민영화 이후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전재곤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록세일 성공으로 은행업종의 수요가 견고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특히 우리금융의 건전성을 우려하던 투자자들이 긍정적인 자세로 돌아서면서 매수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블록세일의 성공으로 대량 대기물량(오버행)에 대한 우려가 사라진 점도 향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이닉스도 지난달 15일 채권단 보유지분의 블록세일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뒤 한동안 강세를 보인 바 있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블록세일 성공으로 예보가 추진하고 있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탄력이 붙었다"며 "향후 은행주 움직임에 인수 · 합병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예보의 우리금융 지분율은 이번 블록세일을 통해 56.97%로 감소했다. 예보는 경영권에 연관된 '50%+1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7월 이후 추가로 매각할 예정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