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의 꽃바람이 싱그럽다. 긴 꽃샘추위에 덮친 지독한 황사 뒤의 봄빛이라 더 화사하다. 가볍게 차려입고 나들이길에 올라보자.이국적 풍광을 즐기며 걷기 삼매경에 빠질 수 있는 제주 올레길이라면 금상첨화겠다. 최근 새로 열린 제주 고내에서 광령까지의 16코스와 서귀포시 가파도를 한바퀴 도는 10-1코스가 관심이다.



#고내에서 광령까지 제주의 숨은 비경

제주올레 16코스는 제주시 애월읍 고내포구에서 출발,광령1리로 이어지는 17.8㎞의 길이다. 제주의 푸른 해안과 봉긋한 오름,평화로운 마을 등이 어울린 제주만의 풍광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길이어서 좋다.

고내포구에서 출발하는 길은 구엄포구로 이어진다. 왼편으로 에머랄드 빛 해안 절경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길은 하얀 소금기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넓은 소금빌레(돌염전)가 펼쳐진 구엄포구를 지나 내륙으로 방향을 돌린다. 봉긋한 수산봉 둘레를 한바퀴 돌아나와 커다란 소나무가 지키고 있는 수산의 넓은 저수지 둑방길로 달린다. 고려시대의 옛 토성,항파두리 항몽유적지,아름다운 숲길과 계곡길,그리고 마을길을 이어 걷다 보면 어느 새 광령에 닿는다. 코스 난이도는 보통 수준이지만 좀 긴 듯한 느낌을 준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코스를 완주하기는 어렵다.

◇제주올레 16코스 경로(총 17.8㎞,5~6시간)=고내포구→다락쉼터(0.5㎞)→신엄포구(1.5㎞)→산책로 입구(2㎞)→남두연대(2.8㎞)→중엄새물(3.8㎞)→구엄포구(4.8㎞)→수산봉 둘레길(6.4㎞)→곰솔(7㎞)→수산저수지 둑방길(7.2㎞)→수산리(9.3㎞)→수산밭길(9.6㎞)→예원동 복지회관(10.5㎞)→장수물(11.3㎞)→항파두리 입구(12.2㎞)→항파두리 항몽유적지(12.6㎞)→고성숲길(13㎞) →고성천길(13.7㎞)→숭조당(14.4㎞)→청화마을(16.1㎞)→향림사(17㎞)→광령초등학교(17.5㎞)→광령1리사무소(17.8㎞)

◇고내포구 찾아가기=제주시 시외버스터미널 또는 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회선 일주 시외버스를 탄다. 고내에서 내린 후,고내포구 방향으로 5분 정도 걸어간다.


#가파도 섬 올레 돌며 휴식을

제주올레 10-1코스는 우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섬 올레길이다. 모슬포항에서 5.5㎞ 거리에 있는 가파도는 우리나라의 유인도 중 가장 낮은 섬.제일 높은 곳이라고 해야 20.5m 밖에 안된다. 당연히 오르막이 없는 평지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올레길을 걸을 수 있다. 코스도 짧다. 5㎞에 불과하다. 다른 올레코스의 3분의 1 수준이다. 걷기 위한 길이라기보다는 걷다가 머무르며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은 길이라고 해야 될 것 같다.

신선한 제주산 활어회와 해산물을 먹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겠다. 하루 정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머물며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도 괜찮겠다.

◇제주올레 10-1코스(가파도)경로 (총 5㎞,1~2시간)=상동포구→상동본향당(0.2㎞)→가파67번길(0.3㎞)→장택코 정자(0.8㎞)→냇골챙이(1.7㎞)→가파초등학교(2.1㎞) →전화국(2.4㎞)→개엄주리코지(3.6㎞)→큰옹짓물(4.1㎞)→제단(4.4㎞)→부근덕(4.8㎞)→가파포구(하동)(5㎞)

◇가파도 찾아가기=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정(모슬포)행 직행버스를 탄다. 모슬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모슬포항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가파도 · 마라도행 정기여객선 대합실이 있다. 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회선 일주도로 버스를 타고 모슬포 농협사거리 정류장에서 내려 모슬포항으로 5분 정도 걸어간다. 제주올레 (064)739-0815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