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상장된 기업들의 매출이나 이익 규모가 작은 코스닥 시장은 장기투자보다 단기투자가 적합한 곳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잘 찾아보면 코스닥 시장에도 1년 이상 투자해 기업 실적 상승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업들이 있다. 1분기에는 실적이 좋지 않아 주가가 떨어졌지만 올해 안에 반등을 이룰 만한 알짜 코스닥 상장사들을 꼽아봤다.

◆저평가 중국기업들 기대

올해 실적 반등이 예상되는 기업으로는 우선 중국의 원양어업 업체인 중국원양자원을 들 수 있다. 중국원양자원은 지난달 중순만 해도 주당 8000원까지 올랐으나 지금은 7000원대 중반으로 떨어진 상태다. 같은 중국회사인 연합과기의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으로 '유탄'을 맞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기업 자체의 실적이 올해 내에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보이므로 조만간 반등하리라는 분석이 많다. 재작년 15척이었던 선박수가 올해 안에 48척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이유다. 중국원양자원은 중국 내에서도 몇 안 되는 원양어업업체로 우럭바리,도미 등 고급어종을 중심으로 내수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까지 연평균 50%가 넘는 실적성장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원양자원과 같은 중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기업으로는 중국엔진집단이 꼽힌다. 중국엔진집단은 자동차 기어와 모터사이클,제초기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2006년 이후 중국 내 자동차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자동차용 기어 공급 부족이 심각해 관련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중국 정부가 도농격차를 줄이는 데 역점을 둠에 따라 제초기 등 농업기기의 판매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엔진집단은 금년 10월 완공되는 자동차 기어 신공장을 토대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충분한 상황에서 생산을 늘림에 따라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38%,51.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영풍정밀,오스템임플란트

국내 기업 중에서는 펌프 밸브,환경설비 제조업체인 영풍정밀이 1분기의 부진을 털고 올해 내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연초에 대우증권과의 유동성 공급계약이 해지되면서 부각됐던 유동성 문제가 지난달 대주주의 지분 매각을 통해 해결됐다는 것이 이유다. 관련 업계에서 국내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어 경기회복에 따른 설비투자 증가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데다 해외 건설수주 증가로 수출물량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것도 호재다. 동종업계에 비해서도 저평가된 실적기준 PER(주당순이익) 수준이 빠르면 올해 안에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지분 가치가 1000억원이 넘는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국내 최대의 임플란트 제조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 역시 저평가된 주식을 살 수 있는 종목으로 평가됐다. 4월 초 SK케미칼과의 인수합병 중단으로 주가가 1월 대비 6.3% 하락하는 등 약세를 나타냈으나 매출 등 펀더멘털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0%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2006년 세워진 중국법인 역시 지난해 흑자전환에 이어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익 창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중국의 넓은 시장을 근거로 장기적으로 수출 중심의 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가발용 합성섬유를 만들고 있는 우노앤컴퍼니도 1분기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부진에서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부터 아프리카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가발용 합섬사는 3분기에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데 현재 아프리카 시장에서 해당 기업 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다"며 "우노앤컴퍼니는 시장확대를 위해 설비증설을 국내와 현지에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발전설비 관련 기업도 반등 전망

발전설비 분야에서도 실적 반등이 기대되는 기업들이 있다. 작년 기대보다 낮은 매출로 주가가 떨어졌던 풍력 및 원자력발전기 부품 제조업체 태웅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1분기에는 전년 대비 50% 이상 매출이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으나 풍력발전 부품을 중심으로 꾸준한 수주를 이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2분기부터는 매출 개선속도가 빨라져 1분기보다 30% 이상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원자력과 풍력에서 동시에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2011년에는 사상 최대의 실적이 예상된다는 평가도 있다.

원자력발전소와 가스터빈용 부품을 생산하는 현진소재 역시 작년 하반기의 수주 부진으로 1분기 성적은 좋지 않지만 2분기부터는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수주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