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바지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게스 · 캘빈클라인 · 리바이스 등 수입 청바지 틈바구니에서 토종 브랜드 '버커루'의 약진이 주목받고 있다. 올초 주력 상품으로 내놓은 '버블링 진'이 히트하면서 버커루가 최근 리바이스를 제치고 게스 · 캘빈클라인과 함께 국내 청바지 '빅3'로 올라선 것.

11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버커루의 매출은 250억원 선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41% 늘어났다. 성장률 기준으로 동종 업계 선두다. 버커루는 티비제이(TBJ) 앤듀(ANDEW) 등 캐주얼 브랜드를 함께 갖고 있는 중견 패션업체 엠케이트렌드가 2003년 론칭한 토종 진 캐주얼 브랜드.론칭 당시 수입 브랜드의 공세에 밀린 국내 패션업체들이 청바지 대신 이엑스알(EXR) 같은 '캐포츠'(캐주얼+스포츠) 시장을 공략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엠케이트렌드는 TBJ와 앤듀를 통해 쌓아온 제조 노하우를 살려 게스,캘빈클라인,리바이스 등에 정면 도전했다.

2004년 150억원이던 버커루 매출액은 지난해 850억원으로 급증했다. 매장수도 23개에서 100여개로 5배가량 늘어났다. 엠케이트렌드는 버커루 올해 매출을 작년보다 29% 늘어난 1100억원으로 잡았다. 버커루가 이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버커루의 성공 비결로 국내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즉각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점을 꼽는다. 이를 위해 버커루는 다른 의류업체와 달리 전체 물량의 95%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스노우 벅''테일러드 진''버블링 진' 등 매 시즌 특정 청바지를 부각시키는 '네이밍 마케팅'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한 몫 했다. 이성화 현대백화점 진 바이어는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급부상한 탤런트 신세경을 모델로 내세운 '버블링 진'에 대한 고객 문의가 쏟아져 백화점 홈페이지에 별도로 버커루 안내 페이지를 만들었다"며 "신인 스타를 모델로 발굴하는 광고마케팅으로 매 시즌 히트 상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