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은행그룹 크레디트스위스(CS)의 카이 나르고왈라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투자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홈 마켓'에서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 게 필수적"이라며 "한국의 자산관리 시장은 성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국내 자산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전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르고왈라 대표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자산관리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투자회사들에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령화 현상과 함께 오랜기간 축적한 부를 기반으로 아시아 투자자들이 글로벌 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란 예상이다.
그는 "세계경제의 중심축이 서구에서 아시아로 넘어오고 있어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금융투자회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과의 연계전략도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다 보면 증권사들의 세계시장 진출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르고왈라 대표는 "한국이 IT(정보기술) 조선 등 제조업 부문에서 글로벌 승자로서의 역량을 갖췄지만 금융 서비스 부문의 경쟁력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며 "고속 성장 중인 아시아 자산관리 시장을 비롯한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금융회사들의 대형화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의 경우도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통합 과정에서 일부 대형화가 됐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나르고왈라 대표는 과거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아시아지역 총괄 대표를 지내며 제일은행 인수를 주도한 바 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