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관련주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위안화와 함께 원화 또한 절상될 것으로 예상되자 IT(정보기술)와 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가 동반 하락하고 있는 반면, 중국 소비자의 구매력 향상 기대로 중국 내수주는 강세다.

증시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 이슈가 한국 경제에 긍정적이기도 하고 부정적이기도해서 딱히 '좋다'거나 '나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오후 2시 44분 현재 삼성전자가 전주말보다 2만7000원(3.15%) 내린 82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비롯, 하이닉스(-3.75%) 삼성전기(-5.04%) 등 그간 증시 상승을 이끌어왔던 대형 IT주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6.72%) 기아차(-7.22%) 현대모비스(-3.50%) 등 현대ㆍ기아차 그룹 내 계열사들도 급락중이다.

위안화 절상은 원화 절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 경우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ㆍ달러 환율이 1050원 이하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당장 심리적 악영향은 큰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보다 커질것으로 기대돼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들 주식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같은 시각 중국원양자원(6.15%) 차이나하오란(3.96%) 차이나그레이트(2.94%) 3노드디지탈(2.53%) 차이나킹(2.23%) 중국엔진집단(1.73%) 등 한국에 상장된 중국주는 동반 상승세다. 최근 연합과기의 상장폐지 가능성에 주춤 했던 중국주는 이날 오랜만에 상승하는 모습이다.

일부 게임주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 중 하나인 '미르의 전설'의 개발사 위메이드(1.40%)와 액토즈소프트(2.97%)가 동반 상승중이고, 총싸움게임(FPS) '아바'를 최근 중국에 선보인 네오위즈게임즈도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중국 현지법인이 최근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오리온(1.22%), 굴착기 공장을 중국에서 운영중인 두산인프라코어(1.35%), 지난해 중국 슈퍼마켓 업체 타임을 인수한 롯데쇼핑(0.48%) 등도 상승세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금리인상과 위안화 절상 카드 가운데 위안화 절상을 먼저 꺼내든다면 당분간 금리인상 가능성이 수그러 들 것"이라며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의 구매력이 확대되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IT주, 신세계CJ오쇼핑 등 유통주, 오리온으로 대표되는 음식료주, 게임주 등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2004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연평균 50%씩 성장하고 있는 베이직하우스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GKL 파라다이스 등 카지노 관련주도 위안화 절상의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