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마스터스대회의 최대 변수는 역시 '아멘 코너(11~13번홀)'였다. 이들 홀에서 갤러리들의 탄식과 함성이 쏟아지며 승부의 향배가 갈렸다.

◆미켈슨,13번홀 트러블샷이 승부처

필 미켈슨의 승부처는 13번홀(파5 · 510야드)이었다. 리 웨스트우드에게 1타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미켈슨은 9번홀에서 웨스트우드를 따라잡고 최경주와 공동 선두를 이뤘다. 상승세를 탄 미켈슨은 12번홀 버디로 단독 선두에 오른 뒤 기세등등하게 13번홀로 향했다.

그러나 미켈슨의 티샷은 훅을 내며 오른편 숲속으로 날아갔다. 최대 위기였다. 볼은 큰 소나무 사이에 멈춰 있었다. 그린을 향해 치려면 소나무 사이 2~3m 간격을 뚫고 나가야 할 판이었다. 레이업을 할까 망설이던 미켈슨은 생각을 바꿔 6번 아이언을 들고 곧바로 그린을 노렸다.

볼은 나무 사이를 지나 그린에 안착한 뒤 홀 1.5m 옆에 붙었다. 갤러리들의 함성이 떠나갈 듯했다. 미켈슨은 이글 퍼트를 놓치긴 했지만 1타를 더 줄였고,경쟁선수들의 추격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고 우승까지 내달릴 수 있었다.

◆우즈,2m 거리에서 3퍼트하다

타이거 우즈가 최종일 짧은 거리에서 3퍼트를 하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길이 440야드인 14번홀(파4)은 그린이 까다로워 선수들이 혀를 내두르는 홀이다.

2라운드에서 이케다 유타(일본)가 5퍼트를 한 곳이기도 하다. 우즈는 두 번째 샷을 홀옆 2m에 떨어뜨려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볼에서 홀까지는 내리막 라인.후반 막바지였음을 인식한 우즈는 버디 퍼트를 과감하게 쳤지만 볼은 홀을 스쳐 지나가 60㎝ 지점에 멈췄다.

실망한 우즈는 라인을 오랫동안 관찰하지 않고 파퍼트를 했는데 그 볼도 홀을 비켜가고 말았다. 화가 난 우즈는 힘껏 보기 퍼트를 했고,볼은 홀 뒷벽을 맞고 간신히 홀속으로 들어갔다. 결정적 순간 퍼트(클러치 퍼트)를 잘하기로 소문난 우즈의 3퍼트는 그동안의 공백 탓이었을까.

◆역시 '아멘 코너'가 승부 갈라

아멘 코너의 악명이 올해도 입증됐다. 마지막날 이 세 홀에서 2언더파를 솎아낸 미켈슨은 그린 재킷을 걸쳤다. 1언더파를 기록한 리 웨스트우드,앤서니 김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노장' 돌풍의 주인공 프레드 커플스는 2오버파를 치며 '톱10' 진입에 만족해야 했다. 아멘 코너는 명불허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