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을 태우고 12일(한국시간)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처녀비행을 무사히 한 '코리아 에어포스원(KAF 001 · 정식명칭 공군 1호기)'의 가장 큰 변화는 달라진 외형이다.

대한항공으로부터 5년간 장기임차 형식으로 빌린 전용기는 2001년식 '보잉747-400'으로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흰색 바탕 위에 태극문양에 들어가는 적색과 청색을 가로선으로 날렵하게 배치해 '국운 상승'을 형상화했다. '대한민국(KOREA)'이라는 글자를 한글과 영어로 표기하고 꼬리 날개에는 태극기도 넣었다.

내부 구조는 전세기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렇지만 민항 보잉747-400에 비해선 크게 달라졌다. 1층 맨 앞에는 대통령 전용공간을 배치했다. 여기엔 집무실과 침대를 비롯한 휴식시설,화장실 등이 있다. 대통령 전용공간 바로 뒤쪽에는 대통령과 참모들이 이용하는 회의실이 있다. 가운데 원탁형으로 18석이 있고 뒤편에 보조의자를 놓았다. 최대 30명 이상 동시 회의가 가능하다. 이어 수행원들이 타는 30석 규모의 비즈니스석이 있다. 그 뒤쪽에는 기자들이 탑승한다. 이 공간에는 간이 연설대를 설치해 대통령이 기내에서 언제든지 기자회견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내 2층에는 장관을 비롯한 고위급 수행원들이 머물며 휴식과 업무를 하는 공간이 있다.

보잉747-400 기종은 원래 좌석 수가 416석이지만 210여석으로 줄었다. 회의실을 마련하고 이코노미석 열과 열 사이를 7.6㎝가량 늘려서다. 전용기는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청와대 및 군과 위성으로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국가지휘통신망 등을 갖췄다.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보잉 747-200B)과 비교해 보면 맨 앞에 대통령 전용공간을 배치했고,회의실이 있으며 언제,어디든지 교신할 수 있는 통신망을 갖췄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다른 점은 미국 에어포스원은 임차가 아닌 완전한 정부 소유이며 두 대를 운항한다. 미국의 대통령 전용공간엔 러닝머신이 있으나 우리나라 전용기엔 스트레칭 정도만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을 뿐이다.

워싱턴=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