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 증시는 투기성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버블의 수준은 아닙니다."

'자산배분의 대가'라고 불리는 데이비드 스웬스(David F.Swenson) 예일대 최고투자책임자(Chief Investment Officer)는 1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 자산배분포럼'에서 이 같이 말했다.

스웬스 CIO는 1985년부터 예일대학기금을 운용하고 있으며 현재 버락 오바마 대통령 경제회복 자문위원회 위원도 함께 역임하고 있다. 2009년9월 현재 163억 달러에 달하는 기금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대학기금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1997~2008년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16.3%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세계 증시의 상승랠리는 투기성향을 갖고 있다"며 "우량주의 가치는 낮게 평가되고 있고, 리스크가 높은 기업들의 주가가 오히려 높다"고 지적했다.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하보니 투기성향이 있다는 얘기다. 이는 우량기업에 투자되어야 하는 자금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현상으로 알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투기성이 증시의 버블이나 이로 인한 더블 딥(이중침체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현재 우려스러운 점은 투자자들이 수익률에만 급급하는 태도라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증시에서 우려되는 점은 투자자들의 투자행태에 관한 것들"이라며 "투자자들이 수익률에만 급급한 나머지 어디선가 상승하고 있다고 하면 투자하고, 하락세를 보이면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스웬스이 개발한 자산배분 모델은 '예일모델(Yale Model)'이라고 불린다. 포트폴리오를 5개 부문 내지 6개 부문으로 나누고 투자한다. 예를 들면 절대수익, 국내주식, 채권, 해외주식, 사모투자, 실물자산 등이다.

그는 앞으로의 자산배분 형태에 대해서는 유동성이 낮은 자산과 이머징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 실물자산, 부동산과 원목, 석유가스 등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것. 한국에 대한 투자도 현재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스웬스 CIO는 "투자기회는 아시아 지역에 많고 이 중에서 한국도 중요한 시장"이라며 "예일대 기금 포트폴리오에서 한국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과 관련 "미국 투자자들이 국내(미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라며 "이머징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다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한 투자도 늘어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스웬스 CIO는 기금운용 스타일에서 워렌버픽의 '가치투자(Value investing)'과 맞먹는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립재단, 연금기금, 중동지역의 국부펀드에서는 스웬스식 투자법을 추종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