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특근을 거부해온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노조원들이 지난 10일부터 정상 조업 체제로 전환했다. 앞서 기아차는 지난 5일자로 화성공장장을 전격 교체했다. 기아차 공장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금속노조 기아차 화성공장 지회는 지난달부터 주말 특근을 전면 거부해왔다. 2008년까지만 해도 잔업을 하지 않아도 하루 2시간씩의 잔업수당을 받았지만,회사 측의 '무노동 무임금' 원칙 고수로 잔업이 없을 경우 수당을 받을 수 없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기아차는 화성공장이 K7 쏘렌토R 포르테 등 주력 모델을 생산하는 곳이란 점에서 적잖은 속앓이를 해왔다. 출고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다른 업체로 발을 돌려도 속수무책이었다. 이달 중순부터 중형 세단 K5의 생산도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강성훈 전 화성공장장(부사장)은 노조에 일부 양보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즉각 강 부사장을 면직하고,윤문수 서비스사업부장(54 · 전무)을 새 공장장으로 임명했다. 윤 전무는 인사실장,노무지원사업부장 등을 맡아온 노사 전문가다. 회사 관계자는 "원칙 고수에 흔들린 책임을 물어 교체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가 '원칙론자'로 꼽히는 윤 공장장이 부임했는데도 특근 거부 방침을 푼 것은 현장 조합원들의 '반(反) 집행부 정서'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화성공장 일부 조합원들은 지난 3~4일에도 집행부 방침과 달리 특근을 실시했고,내부 동요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1회만 특근해도 1인당 20만원 안팎의 수당을 챙길 수 있어서다. 노조 집행부는 결국 특근을 한 조합원들에게 경고하는 한편 특근 거부 지침을 해제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