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사무실을 둔 Y사장은 오후 1시 서울역에서 손님을 맞기로 돼 있다. Y사장의 시계가 가리키는 시각은 낮 12시.점심시간대에 1시간 내로 서울역에 갈 수 없는데도 Y사장은 느긋하다. 믿을 만한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지하 45m에서 고속으로 운행하는 급행전철(가칭 경인익스프레스)이 그것.송도에서 서울역까지 연결된 급행전철은 30분 안에 Y사장을 실어나른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상수 인천시장,김문수 경기도지사는 12일 송도~서울역을 30분 내로 주파하는 광역급행전철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또 국철인 경인선(인천~서울역)의 지상 구간을 지하화한 뒤 장기적으로 지상 부분을 공원화하기로 했다. 3개 자치단체장은 이를 위해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서울 · 인천 · 경기 광역경제권 발전을 위한 협약서'에 공동 서명하고 3개 시 · 도를 총괄하는 '수도권 광역 인프라 기획단'을 구성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서울 경기 인천을 아우르는 '메가폴리스(Megapolis)'가 구축되는 셈이다.

우선 경인익스프레스가 관심거리다. 3개 단체장은 대도심 급행전철 비용을 줄이기 위해 토지 보상이 필요없는 지하 45~50m 깊이로 건설하는 방안을 집중 검토키로 했다. 현대 건설공법상 노선 자체 공사는 어렵지 않다는 게 3개 단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건설 구간은 송도~서울역이다. 이 구상은 경기도가 추진 중인 송도~서울역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기본이 됐다. 그동안 서울시와 경기도는 GTX와 관련,이견을 보였으나 이날 서울시가 한발 양보함으로써 기본적인 합의를 보게 됐다. 이 계획은 정부가 추진 중인 광명역~서울역 간 KTX 노선 지하화와 이어져 이 일대의 지상 풍경이 180도 달라지게 된다.

경인선의 지하화는 주변 상권을 뒤바꿔 놓을 전망이다. 인천~서울역까지 지상화돼 있는 국철 구간이 사라지면 노선이 가로막고 있던 교통이 뚫리게 돼 새 상권 조성이 가능해진다. 하루 64만명이 이용하는 국내 최대 혼잡 노선의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제1경인고속도로의 지하화도 관심거리다. 서울 신월~경기,부천~인천을 가로지르며 지역 발전을 저해했던 경인고속도로를 지하화하면 만성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운전자의 편의도 높아질 것으로 3개 시 · 도는 기대하고 있다. 철도와 함께 고속도로 지상 구간도 공원화할 계획이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