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는 화성공장이 K7 쏘렌토R 포르테 등 주력 모델을 생산하는 곳이란 점에서 적잖은 속앓이를 해왔다.출고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다른 업체로 발을 돌려도 속수무책이었다.이달 중순부터 중형 세단 K5의 생산을 앞두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강성훈 전 화성공장장(부사장)은 노조에 일부 양보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회사 측은 즉각 강 부사장을 면직하고,윤문수 서비스사업부장(54·전무)를 새 공장장으로 임명했다.윤 전무는 인사실장 노무지원사업부장 등을 맡아온 노사 전문가다.회사 관계자는 “원칙고수에 흔들린 책임을 물어 교체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가 ‘원칙론자’로 꼽히는 윤 공장장이 부임했는데도 특근거부 방침을 푼 것은 현장 조합원들의 ‘반(反) 집행부 정서’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화성공장 일부 조합원들은 지난 3~4일에도 집행부 방침과 달리 특근을 실시했고,내부 동요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1회만 특근해도 1인당 20만원 안팎의 수당을 챙길 수 있어서다.노조 집행부는 결국 특근을 한 조합원들에게 경고하는 한편 특근거부 지침을 해제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