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700선 위에서 조정을 받자 2분기 바닥구축론(論)이 고개를 들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분기 국내증시가 펀드환매 공세 등을 이겨내고 건전한 바닥다지기 국면을 무사히 통과할 경우 하반기 강세장을 맞을 수 있다는 주장이 시장에 확산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가의 핵심 변수인 경기와 기업이익, 수급 요인이 상호 충돌하고 있지만 이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하반기 강세장을 위한 바닥구축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

경기선행지수가 지난해 12월을 고점으로 2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뚫고 상승세를 보인 것은 경기후행지수를 좌우하는 고용과 투자가 회복되면서 주가하락을 방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기성과 기저효과 영향을 크게 받는 경기선행지수의 성격을 감안하면 대형 금융위기를 경험한 1년 후인 올해 12월이 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국이 선진국 경기의 진폭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코스피지수는 3분기와 4분기 각각 1850, 1950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위안화 평가절상은 곧 원화강세라는 연결고리를 상정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위안화 평가절상이 현실화된다면 기대심리 충족으로 외국인의 일시 매도 현상은 발생할 수 있지만 선진국들의 수입수요 확장에 따른 소득효과로 이를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외국인 매수와 국내 투자자 환매가 대립하고 있지만 이 같은 구도도 하반기로 가면 바뀔 가능성이 크다"면서 "과거에도 외국인이 한국물을 1년 반 정도 지속적으로 사들이자 국내투자자이 태도를 변경해 주식시장에 자금을 투입하는 주체로 바뀐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 시점에서는 장단기 투자전략을 철저히 분리해 대응할 것을 주문하는 의견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 시장 대응은 하반기 랠리(주가 상승) 가능성을 고려한 주식 보유 대응이 바람직하다"면서 "저평가된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다만 단기적으로는 실적 시즌의 기대가 높은 국내외 정보기술(IT) 업종의 실적발표가 오는 20일을 전후로 마감된다는 점과 19일 미국 경기선행지수의 하락 반전이 예상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면서 "코스피지수 1800선 정도의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되 1750선 부근부터는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대응이 유리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