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를 필두로 12일부터 본격적인 기업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실적 발표 시기를 거쳐 추가 상승 모멘텀(계기)을 얻을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끈 주요인인 실적이 실제 발표를 거치며 지수 향방의 방향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 업종의 경우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한국 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분기 이익성장률 기여도가 큰 업종으로는 반도체, 은행, 철강·금속, 전력가스, IT(정보기술)하드웨어, 자동차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가 주간 기준으로 9주 연속 상승한 데 따른 부담이 커졌고, 원화 강세로 인해 수출주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며 코스피 지수는 숨고르기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1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실적 발표가 코스피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내외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양호할 전망이고, 2분기에도 실적이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에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국내 자금도 증시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존 주도주인 IT(정보기술)와 자동차의 경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일부분 주가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기존 주도주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상향'에서 '정체'국면으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적 개선 전망을 바탕으로 형성된 기존 주도주들의 상승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 시에는 가격 메리트를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주현승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가격 매력을 고려하면 실적 발표 기간 상승여력이 높은 업종은 화학, IT하드웨어업종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주도업종이 기존의 반도체, 자동차 업종이 될 것이라 하더라도 실적 발표 시기를 앞둔 상황에서 충분히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깜짝 실적 발표 가능성이 높은 업종은 항공업종과 해운업종이지만, 지난 2월 코스피 반등 이후 업종별 상승률을 살펴보면 운송업종의 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업 실적 발표가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지수를 상당 수준 끌어올린 상황에서 개별 기업의 실적 발표가 전체 시장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실적 가이던스 발표 이후 1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재료 노출 인식이 작용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의 실적 결과는 시장 전체보다는 개별기업에 대한 영향력에 국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