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건의료 시장은 산업 규모에 비해 충분한 법률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수명이 길어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더욱 큽니다. "

부경복 티와이앤파트너스 대표 변호사(38)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보건의료 전문 변호사다.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의약품 공정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 제정에 참여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2000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입사해 인수 · 합병(M&A) 및 공정거래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뒤 보건의료 전문변호사로 변신에 성공했다.

부 변호사는 "바이오 · 제약 기업 간 M&A나 담합 리베이트 등 공정경쟁과 관련된 소송,컨설팅 등이 주요 업무"라며 "의학이나 약학 관련 지식도 중요하지만 공정거래 등 기업 경영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법학과에 편입한 독특한 이력이 보건의료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내 대형 로펌 중에서도 보건의료 관련 전담팀이 있는 곳은 김앤장 한 곳 정도"라며 "제약 등 헬스케어 시장이 점차 대형화되고 복잡해지고 있지만 이 분야 변호사는 전국을 통틀어 20여명에 불과해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의 · 약대 출신 변호사들이 대부분 의료소송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보험약가 소송 등 산업적 측면에선 인력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직접 개정작업에 참여한 '공정경쟁규약'에 대해선 아쉬움의 목소리를 냈다. 부 변호사는 "공정경쟁 규약을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도구로만 접근해선 안된다"며 "지나친 규제는 오히려 국내 제약산업의 발목을 잡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골프나 술접대 같은 영업 관행엔 철퇴를 가해야겠지만 학회 참석이나 제품 설명회 등의 학문적인 교류에 대한 지원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 변호사는 1991년 대원외고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서울대 경영학과와 법학과를 나왔다. 법학과 3학년으로 편입한 1997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7년 티와이앤파트너스의 전신인 법률사무소 아침을 만들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