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대비 원화의 가치가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1100원대가 위협받고 있다.

이 영향으로 증시에서도 대표 수출주인 자동차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락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1100원대 환율이 무너지더라도 자동차업체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이번 환율하락을 '핑계'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오후 1시58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대비 0.48% 떨어진 1112.80을 기록중이다. 이는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자동차 대장주인 현대차 주가는 6% 가까이 급락 중이다. 이날 낙폭은 지난 2월초 이후 3개월 만에 최대치다.

기아차도 5.93% 하락한 2만5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2만5100원까지 미끄러지며 2만5000원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쌍용차의 하락폭은 더 크다. 이 회사 주가는 7.86% 떨어진 1만2900원을 기록중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날 급락에 대해 "투자심리가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며 "6% 가까운 낙폭은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초반대까지 밀렸을 때 주가를 미리 반영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송상훈 교보증권 자동차담당 애널리스트는 "1100원대 원·달러 환율이 국내 자동차업체에 줄 수 있는 악재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특히 해외공장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과거와 비교해도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덜 받는 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급락세로 이미 원·달러 환율에 따른 악재를 대부분 주가에 반영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병국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 기아차 주가가 6% 가까이 장중에 밀린 것은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 초반까지 밀렸을 때의 악재를 단기적으로 이미 반영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안상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투자심리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안 연구원은 그러나 "1100원선 밑으로 더 하락하면 투자자들에게 심리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자동차업황이 좋지 못했을 때 적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연일 급등세를 연출하던 자동차주에 대한 매도(차익실현) 이유를 원·달러 환율하락에서 찾고 있을 뿐이라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