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를 개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GC의 올해 대차대조표는 어떨까.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년 100억원가량의 이익을 올렸던 오거스타내셔널GC지만 올해는 사정이 좀 다르다. 대규모 연습시설을 새로 만들고 골프장 인근에 주차장 부지를 마련하느라 거액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오거스타내셔널GC의 올해 총수입은 기념품과 입장권 식음료 판매,TV 중계권료 등을 포함해 5360만달러(약 597억원)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출은 이를 훨씬 웃돈다. 기존 드라이빙 레인지와 쇼트게임 연습시설을 폐쇄하고 그 옆에 새 연습시설을 마련하는 데 1억4000만달러(약 1560억원)를 투자했다.

새 연습시설 총 면적은 18에이커(약 7만3000㎡ · 2만2000평)에 달한다. 길이 400야드인 드라이빙레인지와 벙커 러프 그린을 갖춘 세 개의 쇼트게임 연습장,3000여명이 편히 앉아서 볼 수 있도록 한 3개의 갤러리 스탠드로 구성됐다. 종전 드라이빙 레인지는 길이가 260야드에 불과한 데다 양 옆과 볼 낙하 지점에 그물이 쳐져 있었다.

주차장은 코스 밖으로 옮겨졌다. 골프장 소유 부지 외에 일부 개인주택을 사들여 8500대 규모의 대규모 주차장을 마련한 것.

오거스타내셔널GC 관계자는 "이 연습시설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이라고 말했다. 시설 이름도 '최첨단(a state-of-the-art) 드라이빙 레인지 & 연습장'으로 붙일 만큼 공을 들인 작품이다. 챔피언스 디너,아멘 코너,그린 재킷 등 마스터스대회에서만 볼 수 있는 게 많지만 앞으로는 이 연습시설도 오거스타의 명물이 될 것 같다.

연습시설 건설 비용과 함께 대회 경비(3750만달러) 및 상금(750만달러)으로도 거금이 들어갔다. 그래서 올해 전체 경비는 1억8500만달러에 달한다. 올해만 나타나는 특수 상황이지만 1억3140만달러(약 1463억원)의 적자를 감수해야 할 판이다.

내년 대회부터는 '마스터스 주식회사'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흑자를 내는 최고 골프대회가 될 것이 분명하다.

오거스타(미 조지아주)=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