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내증시는 원화 강세에 대한 시장 경계심이 고조되면서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 절상 기대감과 이에 따른 원화 강세가 주식시장 내 비중이 큰 수출주(株) 주가에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증시 호조와 그리스 재정위기 해소 임박 소식 등이 외국인 매수세를 이끌 수 있어 제한적 반등 시도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시장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내수주와 원화강세 수혜주 위주로 단기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다만 한국증시가 이머징 국가 중에서 여전히 가장 매력적인 만큼 외국인 매수 기조가 추세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중장기 투자자라면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핵심 수출주에 대한 저가매수 전략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에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1만1000선을 돌파하는 등 뉴욕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 지수가 1만1000선을 돌파한 것은 2008년 9월 이후 19개월만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62포인트(0.08%) 상승한 11005.97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전날보다 2.11포인트(0.18%) 오른 1186.44를 나타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3.82포인트(0.16%) 상승한 2457.87로 장을 마쳤다.

미 최대 알루미늄 업체인 알코아의 실적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어닝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재정 위기를 겪고있는 그리스에 450억유로(61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 현대증권 "내수, 원화강세 수혜주로 단기 대응"

현대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주식시장의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며 내수주와 원화 강세 수혜주(株)로 단기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양창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절상 기대감이 아시아 신흥국 통화의 동반 강세를 가져와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외국인 매수세 둔화 등 단기적으로 환율에 따른 시장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양 연구원은 "내수주와 원화 강세 수혜주인 금융, 전기가스, 항공, 여행, 철강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매크로지표 개선을 통해 보여지는 글로벌 수요회복과 글로벌 위험 지표 하향 안정, 한국관련 해외 뮤추얼 펀드로의 자금 순유입 지속 등으로 볼때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직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히 지난해 8조원 이상을 순매도한 연기금이 올해는 시장 방어 차원을 넘어서서 코스피지수 1700이상에서도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우리투자증권 "환율 하락에도 수출주 매력 여전"

우리투자증권은 원화 강세가 IT(정보기술)와 자동차 등 수출주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 등을 고려하면 추가 하락시에는 저가매수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 이경민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인 환율 변동성에 대비할 필요는 있지만, 최근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폭과 제품별 글로벌 경쟁력을 감안한 종목선별이 필수적인 시점"이라며 "최근 원·달러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출주들의 매력이 여전하고, 환율로 인한 주가 추가 하락 시에는 저가매수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도체의 경우 환율 영향보다는 제품 수급에 따른 가격결정력이 높고, 디스플레이는 시장수급에 따른 수요증가가 가격경쟁력 약화를 충분히 상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 업종은 최근 환율 부담과 원가 상승분을 신차효과로 상당부분 보완하고 있고, 북미 지역의 점유율 증가세가 유효하다는 점에서 기업이익 성장추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이 애널리스트는 예상했다.

그는 "중장기 추세상 원화 강세는 한국 경제의 체질개선과 경기의 긍정적인 방향성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과거 한국 수출경기의 개선과 수출기업들의 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시기는 대부분 원화 강세기였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 "한국증시, 이머징국가 중 매력도 최고"

한국투자증권은 한국증시가 이머징 국가 중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상황이라며 외국인의 추가 순매수를 전망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 우려로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2월 5일 이후 현재까지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을 73억달러 매수했다"면서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정정이 불안한 태국보다는 실질적으로 한국이 가장 긍정적인 투자 대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5일부터 현재까지 외국인 누적 순매수 규모는 대만 0.55%, 인도 0.40%, 남아공 0.14%, 인도네시아0.17%, 베트남 0.18% 등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태국의 경우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진압작전이 유혈사태를 수반하면서 정정불안이 계속 확산되고 있어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주식비중을 더 늘릴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따라서 순매수 규모면에서나 시장 규모(시가총액) 기준으로도 한국이 가장 긍정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를 선호하는 이유는 상대 비중이 매력적으로 낮은 수준이고, 이익모멘텀이 전세계에서 가장 좋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