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하며 품격있는 오페라 해설을 즐길 수 있는 이색 강좌가 마련된다. 그동안 미술,건축,디자인 강좌를 펼쳐온 삼성미술관 리움이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매주 목요일 문화강좌 '오페라,음악과 무대미술의 만남'을 진행한다.

강의를 맡은 음악평론가 이용숙씨는 17세기 바로크 시대부터 현대까지 오페라 선율과 무대 미술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발전해 왔는지를 알려준다. 대표작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 시대별 특징과 무대 미술의 매력도 함께 설명한다.

'바로크 오페라와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한 첫날 강의에서는 바로크 오페라의 특징과 발전 과정을 들려준다. 바로크 오페라의 특징은 과시적인 무대 장치와 다카포(DC가 적힌 곳에서 처음으로 되돌아가라는 뜻) 형식,높은 미성인 카스트라토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신화나 고대 영웅전에서 취한 진지한 내용을 담고 있어 '세리아의 시대'라고도 부른다.

'고전주의 희극과 모차르트 오페라' 강의에서는 모차르트가 오페라 역사에 끼친 영향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유괴''마술피리'를 영상으로 보여주며 '독일어로 연출한 최대 역작'의 의미를 일깨워줄 예정이다.

이씨는 "모차르트 일대기를 영화로 만든 '아마데우스'를 보더라도 당시에는 이탈리아어로 오페라를 쓰는 게 대세였다"며 "독일어로 연출된 오페라를 처음 시도한 사람이 모차르트"라고 설명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연출 기법도 관심거리다. 이씨는 하리 쿠퍼가 만든 '리벨룽겐의 반지'를 통해 미니멀리즘 구현과 원색적인 무대,에로티시즘과 폭력성,원작에 없는 묵역,섬뜩한 리얼리즘 등 연출의 현대적 변용을 설명한다. 낭만주의 시대의 벨칸토 오페라,유럽 오페라 연출의 최신 경향,현대 오페라와 색채,광선의 도발에 관한 해설도 곁들인다.

오는 22일까지 전화(02-2014-6901)나 리움 홈페이지(www.leeum.org)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참가비는 12만원(리움 멤버십 회원 9만6000원)이다. 150명 선착순.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