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인 CT&T와 합병을 앞두고 있는 CMS 주가가 13일 가격제한폭 근처까지 떨어졌다.

한 달전 CT&T와 CMS 양사로부터 받은 합병신고서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31일에 이어 두 번째로 정정을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합병절차에 중대한 문제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까지 시장에 돌면서 그 여파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합병이 늦어지자 나머지 전기차 관련업체들의 주가도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CMS에 CT&T와 합병에 관한 정정신고서를 다시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게다가 투자자들에게는 '청약일 등 증권발행과 관계된 일정이 모두 변경될 수 있으니 투자판단에 참고해야할 것'이라고 당부도 했다.

CMS는 이 영향으로 전날보다 13.10% 급락한 1825원에 장을 마쳤다. 지앤디윈텍과 M&A 등 나머지 전기차 관련주들도 주가변동성이 높아지며 급등락을 보였다.

손세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그간 전기차 관련주는 CT&T의 우회상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랐던 것"이라며 "합병 절차에 재차 문제가 제기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동반 약세를 보인 것"으로 판단했다.

CT&T는 그러나 금감원의 이러한 지적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자사의 성장성을 시장에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CT&T는 이날 50조원에 달하는 돈을 굴리고 있다는 중국 통강에너지그룹과 해외법인인 CT&T홍콩(가칭)을 공동으로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CMS 주가는 장중 하한가에서 보합(-0.95%) 수준까지 단숨에 낙폭을 만회하며 급등하기도 했다.

CT&T에 따르면 통강에너지그룹과 C&T가 각각 지분 49대 51 비율로 홍콩에 법인을 세운다는 것. 이 법인의 설립 자본금은 350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분비율을 감안하면 CT&T는 적어도 170억원 가량을 출자해야 한다.

CT&T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국 산둥성 문등시에 직접 100% 출자한 공장이 있다"며 "이 공장을 현물출자 하는 방식으로 법인을 설립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문등공장이 설립된 2008년 당시 초기 투자비용은 44억원 가량"이라고 전했다. 1년 뒤인 지난해 돈을 더 투자해 이 공장의 가치는 89억원 정도라고 덧붙였다.

통강에너지그룹이 현재 CT&T의 중국 문등공장에 대해 설립비용 대비 4배 이상 더 가치가 있다고 판단, 160억원 이상을 투자키로 결정했다는 얘기다.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는 전기차 대장 CT&T. 그러나 투명하지 못한 인수합병(M&A)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번 CT&T와 CMS의 '뒷문 상장'은 앞서 M&A를 진두지휘한 튜브투자사모전문회사 제2호(튜브2호)로 인해 시장의 비난을 받기기도 했다. 튜브2호가 인수기업(CMS)과 피인수기업(CT&T) 양사에 미리 돈을 대거 투자해 놓은 사실이 들통난 것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합병과정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CT&T의 높은 성장성에 열광하고 있지만, 실상은 주식시장 진입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시장 진입이 마무리돼야 신규 자금조달이나 대외 인지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합병이 이뤄져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 산적해 있다"며 "먼저 전기차가 상용화돼 운행될 수 있는 도로 조건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