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시장이 한국 중소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휴대폰 PC 등 소비재는 물론 전기 · 전자제품,건자재 분야가 유망합니다. "

인도 최대의 B2B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트레이드인디아(Tradeindia.com)의 빅키 코슬라 사장(CEO · 50)은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도는 세계 2위의 인구(11억5000만명)와 구매력 기준 세계 4위의 국내총생산(GDP)을 자랑하는 나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9일 무역협회가 개최한 '인도시장 진출 e-마케팅 전략 세미나' 참석차 방한했다. 코슬라 사장은 "인도의 B2B 전자상거래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라며 "최근 인도 기업뿐 아니라 외국 기업도 인도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몰려들고 있어 전자상거래는 매년 20~3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의 B2B 전자상거래 시장은 100억달러 규모(2009년)이며 이 중 30% 정도가 트레이드인디아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코슬라 사장은 설명했다.

트레이드인디아는 조만간 한국상품 전용 배너를 홈페이지에 만든다. 현재 나라별 배너는 중국밖에 없다. 지난달 한국 중소기업 20여곳이 새로 등록하는 등 한국 기업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데다 올 들어 한 · 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발효로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슬라 사장은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을 통해 인도인들은 한국 상품의 품질이 좋다는 것을 안다"며 "트레이드인디아는 좋은 제품은 있으나 시장에 접근하기 어렵고 정보도 알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한 마당"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중소기업들이 저비용 고효율로 인도시장을 접근할 수 있는 길이 트레이드인디아에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도 시장에 적합한 상품으로 휴대폰 등 소비재,컴퓨터 하드웨어와 전기 · 전자제품 등을 지목했다. 또 최근 건축붐이 일고 있는 만큼 건자재도 유망할 것으로 봤으며 조선에도 관심이 크다고 밝혔다. 코슬라 사장은 "휴대폰 컴퓨터 등 인기가 높은 한국산 제품 대부분의 관세가 지난 1월부터 CEPA 발효로 사라졌다"며 "지금이 인도 시장에 진출할 가장 좋은 시기"라고 강조했다.

실제 무선전화기,컴퓨터 기기,축전기,팩시밀리,소가죽 등 즉각 관세가 없어진 품목이 한국 수출품의 3.9%(220개),수출액 기준으로 38.4%에 달한다. CEPA의 효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월 2개월간 양국 교역규모는 25억8283만달러로 지난해보다 96.1% 늘어났다. 수출액은 15억8995만달러로 66.0% 증가했다.

트레이드인디아닷컴의 회원 수는 이날 현재 140만1800여개사에 달한다. 트레이드인디아를 활용하려면 등록 수수료를 내야 한다. 상품을 e카탈로그로 만들어 올릴 때 35개 사진을 기본으로 매년 400달러를 내야 한다. 또 거래시에 상대방 신용을 파악하기 위해 신용보고서를 보는 데 150달러를 낸다. 다만 알리바바닷컴 등 다른 B2B 전자상거래 업체와 마찬가지로 거래에 대해선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코슬라 사장은 1990년 기업들의 이름,연락처를 기록한 옐로페이퍼를 만들기 시작했다. 1996년 이를 닷컴으로 확장해 트레이드인디아닷컴을 개설했다. 그는 "꾸준히 신뢰할 만한 기업과 상품정보를 제공해 단골을 만든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며 "회원 수가 일정한 수를 넘으면서 거래가 눈덩이 커지듯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거래자 서로 간에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무료 전화인 '콜미 프리' 서비스와 e카탈로그를 번역해주는 서비스 등으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도로망이 부족한 인도에서 거래의 걸림돌은 물류다. 그는 "트레이드인디아 내에서 신뢰할 수 있는 물류회사를 찾을 수 있다"며 "인도 정부가 도로 등 인프라 확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5년 정도면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슬라 사장의 형은 세계적 정보기술(IT)업체인 썬마이크로시스템즈(지난해 4월 오라클과 합병)의 공동 창업자인 비노드 코슬라(55)다. 비노드 코슬라는 27세 때 스콧 맥닐리 전 썬마이크로시스템즈 회장 등 3명과 함께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만들어 초대 CEO를 지냈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코슬라 벤처스'를 이끌며 세계적인 벤처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다.

코슬라 사장은 인도의 경제 전망을 매우 밝게 본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인도에도 영향을 줬지만 지난해 중국 다음으로 높은 8%대 성장을 했으며 뭄바이 증시도 2배가량 올랐다"며 "정치 안정도 이뤄지고 있는 만큼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