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채권형펀드가 올 들어 3개월여 만에 지난 1년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에 맞먹는 수익을 올렸다.

13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 채권형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5.15%를 기록,국내 주식 · 채권 · 혼합형펀드는 물론 해외 다른 유형의 평균 수익률을 크게 앞서고 있다. 국내와 해외 주식형은 각각 연초 이후 1.19%, 2.41%에 머물고 있으며 시중 금리의 하향 안정 속에 높은 수익을 거둔 국내 채권형펀드도 3.24% 수익률에 그치고 있다.

해외 채권형펀드의 수익률 호조는 이머징마켓 채권과 미국 국채 간 수익률 차가 줄어들면서 투자한 이머징마켓 채권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석희관 하이자산운용 글로벌운용 본부장은 "이머징마켓 채권은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해 타격을 받은 후 작년 하반기부터 회복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3개월여 만에 수익률이 6%를 넘는 펀드도 나왔다.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의 'AB글로벌고수익(채권-재간접형)A'는 연초 이후 6.40%로,해외 채권형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이 펀드는 룩셈부르크에 설정된 얼라이언스번스틴 글로벌 고수익 채권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다.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 관계자는 "50여명의 전문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이 500~600개 고수익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록자산운용의 '블랙록USD하이일드(H)(A)'도 5.35%로,국내 채권형펀드의 지난 1년치 수익률(5.67%)에 육박하고 있다. 또한 '템플턴글로벌(A)''신한BNPP신흥시장로컬1호(A)' '하이이머징마켓본드1C-A' '슈로더글로벌하이일드H A' 'KB이머징마켓플러스1' 등도 4%대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다. 이 중 펀드가 나온 지 1년 이상 된 '템플턴글로벌(A)'과 '하이이머징마켓본드1C-A'는 1년 수익률이 20%를 훌쩍 뛰어넘었다.

석 본부장 "이머징마켓 국가들이 전반적으로 경기 회복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해외 채권형펀드는 연간 8~10%대 수익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마이클 하젠스탑 프랭클린템플턴 부사장(글로벌채권운용팀)은 "이머징마켓은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로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해당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리 측면의 약세 요인을 상쇄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