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없는 한반도가 핵 없는 지구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

정부 관계자는 13일 2차 핵안보정상회의 유치 추진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핵안보 문제에 있어 한반도의 중요성이 큰 만큼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를 유치하면 '핵 없는 세계'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한국 유치에 깊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핵안보정상회의는 전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구상이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간 깊은 신뢰와 적극적인 지원,긴밀한 한 · 미 동맹이 2차 핵안보정상회의 유치 추진의 원동력이다.

◆유치 추진 배경

청와대 관계자는 "핵안보정상회의 유치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 · 미 정상 간 신뢰와 우정이 만든 세 번째 결실"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 지원에 이은 것이다. 이번 1차 핵안보정상회의에는 전 세계 47개국과 유엔을 비롯한 3개 국제기구 대표 등이 참석했다. 2012년 2차 회의에는 이보다 더 많은 국가가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안보 관련 최대 규모,최상위의 글로벌 행사다.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국제회의 중 정상 참석 규모로도 최대다. 때문에 한국 유치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경제 분야 G20 정상회의에 이어 '안보 G50 회의'까지 열리는 셈이다. 한국이 경제 · 안보를 아우르는 글로벌 위상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특히 2012년이라는 시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한국과 미국,러시아가 대선을 치른다. 중국도 후진타오 국가 주석의 임기가 끝난다. 북한은 강성 대국 달성을 공표한 시점이다. 국제 정치 · 안보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다. 각국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우리의 주도로 핵안보 문제 대처 방안에 대한 국제적인 틀을 확고히 해놓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한국은 핵안보 문제를 주도할 뿐만 아니라 원전 세일즈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소득도 올릴 수 있다. 핵안보정상회의 참가국들은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 등 규범을 성실이 준수하면서 민수용 원자력 이용을 활발히 추진해 나가고 있는 모범국가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 원전 수출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북핵 해결 전환점 되나

2차 핵안보정상회의는 핵안보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의지를 구체적으로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한국이 원하는 의제를 집어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논의를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한반도 평화를 공고히 하는 계기로 만든다는 것이다. 1차 회의의 성과를 넘어 새로운 목표 설정을 논의할 수 있도록 주최국으로서 차질 없는 회의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원자력 관련 기관들을 중심으로 준비기획단이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관보급 회담인 세계핵테러방지구상(GICNT) 총회가 내년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핵안보정상회의 개최에 대비,의제 등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특히 2014년까지 핵안보교육 · 훈련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워싱턴=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