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공단이나 경기도 반월 · 시화공단 등 수도권 중소기업 공단에서 임차공장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서울 부천 인천 등지에서 옮겨가려는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 반면 공단은 포화상태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공단 관계자들은 입주업체의 가동률이 꾸준히 회복되고 있어 임차공장난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갈 곳 없는 수도권 중기

서울 영등포나 신도림 부천 부평 등지의 소규모 공장들은 재개발바람이 불면서 새 둥지를 찾아야 할 처지다.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 남동 · 반월 · 시화 등 수도권 공단 '빅3'다. 남동공단에서 변압기 등을 생산하는 선광하이텍 서종원 대표는 "남동이나 반월 · 시화공단은 기반시설이 탄탄한 데다 인근에 부품 소재를 가공하거나 완제품을 납품할 업체들이 꽤 있어 많이 찾는다"며 "임대공장이 나오면 20여개사가 몰려든다"고 설명한다.


이 지역의 가장 큰 강점은 교통이다. 기존의 경인고속도로,제2경인고속도로,서해안고속도로에 이어 인천대교 개통으로 항공물류도 편리하다.

그러나 수도권 중소기업이 선호하는 수도권 공단의 임차공장은 포화상태다. 반월 · 시화공단의 입주업체는 2005년 말 3950개에 불과했으나 해마다 급증해 올 1월 말 1만2532개로 4년 새 3배로 늘어났다.

남동 역시 마찬가지다. 2005년 말 4144개에서 금년 1월 말에는 5521개로 급증했다. 기존 공장을 쪼개 부분 임대(한지붕 다섯 가족 형태 등)하는 업체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공장 쪼개기'도 한계에 도달하면서 새로 들어갈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들 3개 공단의 임차업체는 지난 1월 말 기준 1만349개로 전체 입주업체 1만8053개의 57.3%나 된다.

◆임차료는 보합 · 매매가는 회복세

공장 임차료는 아직까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남동공단은 1층을 기준으로 3.3㎡당 임차료가 2만5000~3만원을,반월 및 시화는 2만~2만20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과 비슷하다.

반월공단 신산업공인중개사사무소 고수명 소장은 "반월이나 시화에서 1층에 있는 330㎡짜리 공장을 임차할 경우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200만원 수준이며 호이스트 크레인이 있는 공장은 보증금 2200만원에 월세 220만원을 내야 한다"며 "이는 부천에 비해선 아직도 싼 편"이라고 밝힌다. 부천에서 330㎡짜리 공장을 임차할 경우 보증금 3500만~4000만원에 월세 350만~400만원을 내야 해 반월공단보다 2배가량 비싸다. 하지만 공장 구하기가 힘들어 남동 · 반월 · 시화 공장의 임차료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공장 매매 가격은 2008년 9월의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해 가고 있다. 남동공단 소형 공장은 3.3㎡당 400만~600만원대에 이르고 있다. 금융위기로 20~25%가량 떨어졌다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덩치가 큰 대형 공장은 소형 공장보다 3.3㎡당 50만~100만원 정도 저렴한 편이다. 반월 및 시화공단은 3.3㎡당 가격이 250만~400만원으로 편차가 크지만 대체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공장 급매물도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공단 내 사거리에는 1년 전만 해도 '공장급매' 현수막이 즐비했으나 요즘은 1~2개만 걸려 있는 상황이다. 남동공단 신호등공인중개사사무소 최은유 이사는 "작년에는 아주 싼 급매물이 많아 공장매매가 잘 이뤄졌으나 지금은 가격이 회복돼 매매 자체가 드문 편"이라고 설명했다.

◆임차대란 지속될 듯

공단 입주업체의 가동률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산업단지공단 서부본부 진기우 본부장은 "반월 · 시화공단은 2007년 말 가동률이 83.5%에서 국제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말 78.7%,2009년 말에는 72.8%까지 떨어졌으나 올 1월 말에는 81.0%로 회복됐다"고 말한다. 남동공단도 상황은 비슷하다.

남동공단을 관장하는 산업단지공단 경인지역본부 이순노 팀장은 "남동공단 가동률이 2008년 말 69.1%까지 곤두박질쳤으나 작년 말 77.3%, 올 1월에는 77.4%로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업체들도 빈 공장을 다시 돌리고 있어 임차공장 구하기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인들은 영세기업이 옮겨갈 수 있도록 수도권 일원에 임차공장 전용단지를 건설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남동 · 반월 · 시화공단=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