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 따라잡기' 주석에 해답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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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실체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재무상태표'등 용어 숙지해야
연결대상 아닐땐 지분만큼 반영
'재무상태표'등 용어 숙지해야
연결대상 아닐땐 지분만큼 반영
이달 말부터 IFRS(국제회계기준) 조기 도입 기업들의 분기보고서가 쏟아진다. 조기적용 기업은 40개사에 그치지만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대표기업들이 포함돼 있어 IFRS를 모르고는 투자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가뜩이나 기업실적을 이해하기 어려운 판에 '한국 회계 역사상 가장 큰 변화'라는 IFRS 도입으로 더 복잡해질까 투자자들의 걱정도 높아가고 있다.
하지만 기존 회계기준과 실적 차이가 크지 않고 IFRS 도입에 따른 장점도 있어 과도한 걱정을 자제하고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연결재무제표 등 핵심적인 차이를 이해하고 주석을 꼼꼼히 확인하는 수고는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개념 이해하면 겁먹을 필요 없어
IFRS가 얼핏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지금까지의 개념과 다르기 때문이지 개념 자체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우선 회계장부의 이름이 바뀌는 점이 생소하다. 자산 자본 부채 등 기업의 재산 내역을 알려주던 대차대조표가 '재무상태표'로,손익을 보여주던 손익계산서는 '포괄손익계산서'로 불리게 된다. 기존 당기손익에선 인식하지 않은 수익과 비용인 해외사업장 외화환산 차이,유무형자산 재평가이익 등을 '기타포괄손익'으로 표시하기 때문이다.
연결재무제표가 주(主)재무제표가 되는 점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연결재무제표는 이름 그대로 두 회사가 밀접하게 관련돼 있을 때 실적을 합산해 기재한 장부를 말한다. 다만 합산할 때 두 회사 간 상호거래 부문은 상쇄시켜서 뺀다. 지분율이 50% 초과일 때는 연결대상으로 포함시켜 실적을 100% 합산한다. 50%가 안 돼도 실질 지배력이 있다면 연결대상이다. 연결대상이 아닐 경우 보유지분만큼은 합산해야 한다. 지분율이 30%인 자회사 실적은 30%만 반영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연결재무제표 작성법은 현행 회계기준과 거의 동일한 것이다. 연결 범위에서만 기존 회계기준은 지분율 30% 초과일 때로 IFRS보다 약간 제한적이다. 연결 작성법이 비슷하기 때문에 실적 변화도 그다지 크지 않다. 한발 먼저 IFRS를 도입한 유럽연합(EU) 25개 회원국 200개 상장사의 2005~2006년 장부를 분석한 결과 IFRS로 연결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곳이 31%로 감소한 곳(20%)보다 많았다. 또 IFRS를 조기 도입한 삼성 LG그룹 주요 10개사의 순이익도 예전 기준보다 5%가량 감소하는 데 그쳤다.
◆철저한 주석 확인 필수
IFRS는 원칙 중심의 회계여서 구체적인 회계처리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정형화된 장부 형식을 제시하지 않고 최소한의 항목만 규정하고 있어 어찌 보면 허술한 느낌마저 든다. 심지어 기업이익의 바로미터로 간주되는 영업이익조차 기재 의무가 없다. 기업들이 각자의 영업 특성에 따라 손익계산서 양식을 적절하게 구성하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물론 금융당국은 너무 큰 혼란을 막기 위해 영업이익을 표시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IFRS에선 영업이익에 대한 정의가 없어 기재하더라도 영업이익의 내용은 회사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예컨대 환 관련 손실이 예전에는 영업외손익으로 잡혔지만 앞으로 영업손익으로 반영되는 일이 다반사로 생길 수 있다.
김호중 금융감독원 전문심의위원은 "기업의 판단이 증가해 일관성과 비교 가능성이 낮아지는 측면이 있지만 주석으로 자세한 내용을 써야 한다"며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회사 실체를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주석에 쓰인 내용의 꼼꼼한 확인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주석에는 회사의 영업 내용은 물론 종속회사의 비재무 정보까지 연결공시되는 등 지금까지는 알기 어려웠던 경영 전반에 대한 상세내역이 실리게 된다. IFRS는 2011년 사업연도 회계장부부터 전 상장사와 주요 금융회사들이 의무적으로 도입한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n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