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하이닉스 지분 매각차익 등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로 주가는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지주 고위 관계자는 13일 "집계 중인 1분기 순이익이 하이닉스 매각 등 특별이익 덕분에 시장 예상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신한지주의 1분기 순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1180억원)보다 5배가량 많은 5395억원으로 예상했었다. 금융권에서는 하이닉스 지분 매각에 따른 이익만 1600억원에 육박하고 있어 신한지주의 당기순이익이 6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순이자마진(NIM)이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수익성 지표가 호전되고,충당금 적립 부담도 줄었다"고 전했다. 지난해엔 금호아시아나그룹 일부 계열사들의 기업 개선작업으로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았으나 올해는 충당금 부담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신한지주는 이날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0.21% 오른 4만7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주가는 지난달 중순 이후 연일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2일 4만2200원을 저점으로 반등해 3주 만에 12.6% 상승했다.

다른 은행 지주사들도 충당금 부담 완화로 실적이 대폭 호전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180억원에 불과했던 KB금융지주는 올 1분기 5000억원 정도의 순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1분기 5700억원,하나금융지주는 320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3500억원 정도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주요 지주사들은 오는 16일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실적발표에 들어간다. 이어 29일 신한지주,30일 KB금융,다음 달 초 우리금융이 1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한편 동부증권은 이날 6개 은행 및 지주사(KB 신한 우리 하나 외환 기업)들이 1분기에 2조5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17%,지난해 4분기 대비 118% 각각 급증한 수치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위원은 "은행권 전체적으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는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올릴 수 있는 신한지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2분기에는 삼성생명 주식매각 이익을 제외하면 은행들의 실적이 평이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태훈/정재형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