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지방선거 '최대 승부처'가 될 서울시장 후보선출을 위한 한나라당 내 경선전의 막이 올랐다. 천안함 사태로 두 차례나 출마 회견을 연기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후보 등과의 불꽃 레이스가 예상된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4년간의 서울시정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4년 동안 세계 5대 도시로 진입시키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공교육을 살리는 서울시장이 되겠다"면서 "4년간 1조원을 투입해 준비물 · 학교폭력 · 영어사교육이 없는 '3무(無) 학교'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폭력 제로학교를 만들기 위해 중 · 고등학교별로 2명씩 '학교보안관'을 파견하고, 영어사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 원어민 영어교사를 현재 학교당 1명에서 3명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또 △국공립 보육센터 1000개 추가 건립 △무상보육 소득하위 70%까지 확대 △저소득층의 등록금 · 수학여행비 · 교재비 · 교복비 · 특별활동비 등 5대 비용 전액지원 △일자리 100만개 창출 등을 제시했다.

오 시장은 한명숙 전 총리의 무죄 선고에 대해 "재판과 선거는 다르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정치 공방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뜻이다. 측근들은 "서울시민이 원하는 건 정치가가 아닌 행정가라는 것을 자주 강조한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은 오는 16일 SBS주관으로 TV토론회를 갖고 29일 후보선출 경선을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서울시장 경선전으로 돌입한다. 도전자인 원희룡 · 나경원 · 김충환 의원도 이날 당사를 찾아 경쟁적으로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원 의원은 재난현장에서의 긴급복구를 위한 현장지휘체계(ICS) 구축과 등하교 도우미 제도 도입, 식품안전관리공단 설치 등이 포함된 '안전도시 서울구상'을 발표했다. 또 이날 밤부터 인터넷 동영상사이트 '아프리카'를 통해 서울시민과 온라인 대화를 시작했다.

나 의원은 '그랜드서울플랜'을 통해 △서울 올레길 조성 △무료 도심 노면전차 트램(Tram) 도입 △지하철에 엘리베이터 · 에스컬레이터 100% 설치 △저상버스 조기 도입 △콜기능 GPS택시 의무화 및 마일리지 도입 등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강북지역에 속한 구마다 2.5% 정도 상업지역을 추가 배정하고 블록단위 재개발 · 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 세 후보는 29일로 예정된 경선을 5월 초로 연기해달라고 당에 거듭 요청했다. "한 전 총리에 대한 무죄 선고가 나왔기 때문에 경선을 더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원 · 나 의원은 △3회 이상의 TV토론 △권역별 후보토론회 개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