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값 치솟자 불량수입품 '국산'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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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만에 t당 4만원 올라 고철로 만든 제품도 나돌아
정부, 원산지 표시 강화키로
정부, 원산지 표시 강화키로
철근 값이 급등하면서 낮은 품질의 수입철근이나 폐자재로 만든 국내산 불량 철근이 시장에 나돌고 있다. 정부는 불량 철근의 유통을 막기 위해 철근에 표시되는 원산지 및 강종 식별표시를 바꾸기로 했다. 그러나 철근 값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값이 싼 불량 철근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지는 의문이란 지적이다.
14일 철근 도매업계와 한국물가협회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철근 가격은 보통철근 D10㎜를 기준으로 t당 75만5000원(한국물가협회 기준)에 달한다. 지난 1월의 68만5000원에 비해 석 달 만에 10.2% 올랐다. 현대제철 등 제강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면서 이달 초에 비해 t당 4만원이나 급등했다. 특히 철광석 및 무연탄의 국제 시세가 크게 올라 철근 도매시장에는 이달 말께 제강업체들이 다시 한번 가격을 높일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이처럼 철근 가격이 앙등하자 값이 싼 수입산 철근을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 1분기 철근 수입량은 모두 21만2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나 늘어났다. 특히 중국산의 경우 지난해 1~3월의 3만3000t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6만t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입산은 계약이 한 달 전에 이뤄져 가격이 급등한 시기엔 국내산에 비해 가격이 t당 1만~2만원 저렴하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경기 고양시의 국도철강판매 관계자는 "일부 대형 건설사도 수입산 철근을 오퍼상 직거래를 통해 쓰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쓰다 남은 국산 폐자재로 만든 철근도 시장에 나오고 있다. 서울 문래동의 한 철근도매업체 관계자는 "국산 폐자재로 만든 철근은 수입산보다 가격이 1만~2만원 이상 싸다"며 "구입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t당 70만원 선이면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일부 값이 싼 수입철근의 경우 강도가 약하고 들어간 화학성분 등도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이날 철근의 원산지와 강종 등 식별표시를 강화한 한국산업표준(KS) 개정안을 오는 6월5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국내에 유통되는 KS인증 철근은 낱개마다 원산지와 제조자,호칭,강종을 1.5m 이하 간격마다 표면에 양각 표시토록 하는 방안이다. 그동안 철근에는 원산지 없이 제조자와 호칭만 표기돼 유통돼 왔다.
지경부 소재나노표준과의 윤종식 공업연구사는 "철근 값 앙등 속에 낮은 가격의 불량 철근이 유통되고 있다"며 "식별표시를 강화할 경우 불량 철근과 KS제품과의 차이를 명확히 구별할 수 있어 불량 철근이 KS제품으로 둔갑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14일 철근 도매업계와 한국물가협회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철근 가격은 보통철근 D10㎜를 기준으로 t당 75만5000원(한국물가협회 기준)에 달한다. 지난 1월의 68만5000원에 비해 석 달 만에 10.2% 올랐다. 현대제철 등 제강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면서 이달 초에 비해 t당 4만원이나 급등했다. 특히 철광석 및 무연탄의 국제 시세가 크게 올라 철근 도매시장에는 이달 말께 제강업체들이 다시 한번 가격을 높일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이처럼 철근 가격이 앙등하자 값이 싼 수입산 철근을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 1분기 철근 수입량은 모두 21만2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나 늘어났다. 특히 중국산의 경우 지난해 1~3월의 3만3000t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6만t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입산은 계약이 한 달 전에 이뤄져 가격이 급등한 시기엔 국내산에 비해 가격이 t당 1만~2만원 저렴하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경기 고양시의 국도철강판매 관계자는 "일부 대형 건설사도 수입산 철근을 오퍼상 직거래를 통해 쓰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쓰다 남은 국산 폐자재로 만든 철근도 시장에 나오고 있다. 서울 문래동의 한 철근도매업체 관계자는 "국산 폐자재로 만든 철근은 수입산보다 가격이 1만~2만원 이상 싸다"며 "구입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t당 70만원 선이면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일부 값이 싼 수입철근의 경우 강도가 약하고 들어간 화학성분 등도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이날 철근의 원산지와 강종 등 식별표시를 강화한 한국산업표준(KS) 개정안을 오는 6월5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국내에 유통되는 KS인증 철근은 낱개마다 원산지와 제조자,호칭,강종을 1.5m 이하 간격마다 표면에 양각 표시토록 하는 방안이다. 그동안 철근에는 원산지 없이 제조자와 호칭만 표기돼 유통돼 왔다.
지경부 소재나노표준과의 윤종식 공업연구사는 "철근 값 앙등 속에 낮은 가격의 불량 철근이 유통되고 있다"며 "식별표시를 강화할 경우 불량 철근과 KS제품과의 차이를 명확히 구별할 수 있어 불량 철근이 KS제품으로 둔갑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