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전격 상향하면서 다른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디스가 3대 국제 신용평가회사 중에서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을 보수적으로 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치와 S&P의 등급 상향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무디스가 외환위기 이전 수준의 등급을 회복시켜 준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피치는 1996~97년 11월까지 최고 신용등급 AA-를 부여했다가 지금은 이보다 한 단계 낮은 A+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무디스의 이번 조치에 자극을 받아 등급조정 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

S&P는 1994~97년 11월까지 AA-를 줬다가 현재는 역시 이보다 두 단계 낮은 A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피치와 S&P에 신용등급 상향을 요구할 여건도 나아졌다. 당초 정부는 무디스가 이번에 등급을 올려줄 것이라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돋보이긴 했지만 그리스 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실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 리스크까지 잠재운 이번 상향으로 자신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한국을 가장 잘 아는 무디스의 이번 결정은 다른 신평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