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칩 제조사인 인텔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정보기술(IT)업계의 바로미터로 평가되는 인텔의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나옴에 따라 주요 기술주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국내 주요 IT주들도 모처럼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인텔은 13일(현지시간) 1분기 순이익이 24억4000만달러(주당 43센트)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억2900만달러(주당 11센트)의 4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매출도 103억달러로 지난해 동기(71억5000만달러)보다 44% 증가했다. 이러한 실적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한 매출 98억4000만달러와 주당 순이익 38센트를 넘어선 것이다.

인텔의 실적 개선은 경기 회복에 따라 컴퓨터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신제품에 대한 수요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늘었다"며 "기업들의 IT 관련 지출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2분기 실적 전망은 더 좋다. 인텔은 노트북과 모바일 컴퓨터 등의 수요가 늘어 2분기 매출이 102억달러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빌 크레허 에드워드존스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깜짝 실적은 이번 어닝시즌 다른 IT 기업들의 실적도 양호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인텔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23.67달러로 3.95% 급등,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인텔효과'는 국내 증시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 주요 IT주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인텔의 실적에 고무된 외국인이 이날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매수액 2133억원 중 1048억원을 IT 업종에 집중시킨 영향이 컸다.

최근 사흘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삼성전자는 2.05% 급등한 84만5000원에 마감했고 LG전자 역시 3.78% 뛴 12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 LG디스플레이(2.39%) 삼성전기(1.98%) 등도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박성완/김동윤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