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연철 극장장 "전통예술 첫 CEO과정 43명 몰려…국악 저변 확대도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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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60돌
"전통예술의 참맛을 아는 최고경영자(CEO)들이 43명이나 오셨습니다. 첫 출발치고 괜찮은 셈이죠."
올해 처음으로 '전통예술 최고경영자 과정'을 개설한 임연철 국립극장장(62)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우리 예술의 매력에 깊이 빠질수록 국악 저변 확대도 그만큼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예술 최고경영자 과정'은 창립 60돌을 맞은 국립극장이 서울과학종합대학원과 함께 기획한 복합 교육프로그램.14일부터 시작된 1기 과정에 윤영달 크라운 · 해태 회장과 변인근 중앙디자인 회장,이순조 명승건축그룹 회장 등 43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쯤 남산 기슭의 국립극장에 도착해 간단한 뷔페로 저녁을 해결한 뒤 이론 수업을 듣는다. 곧 이어 단가(短歌:판소리 전에 부르는 짧은 사설의 노래)와 단소 연습 등 실습시간도 갖는다. 10주 과정의 학비가 400만원이나 되지만 아까워하는 사람은 없다.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요. 앞으로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하게 만들어 CEO들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
그는 최고경영자 과정뿐만 아니라 주부와 학생들을 위한 공연체험 프로그램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부들을 대상으로 대중가요와 서양 클래식 음악을 국악과 엮어 해설해주는 '정오의 음악회',초 · 중 · 고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음악과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공연체험 프로그램 '국립극장 고고고' 등의 외연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학생 대상의 전통극도 '별주부전'(초등생),'시집가는 날'(중등생),'봄봄'(고교생) 등 연령별로 세분화하고 랩과 춤을 합친 퓨전국악극 '뛰다 튀다 타다' 공연도 준비했다. 국립극장으로서는 보기 드문 시도다.
그는 "예술 전공자 인턴 20여명으로 예술단 '미르'를 만들었는데 이들이 '국립극장 고고고'의 국악음악회와 연극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젊은층에 대한 국악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죠.올해에는 초 · 중 · 고교생 4만여명을 유치할 계획입니다. "
공연의 질적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더 많은 관객을 모으는 것도 그의 임무다. "더 많은 전통 창작품을 만들어내고 서양처럼 다양한 레퍼토리를 축적해 가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공연이라도 관객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국악 팬층을 넓혀가면서 국립극장의 자립도도 서서히 높이고 싶습니다. "
이를 위해 그는 프랑스 독일 헝가리 터키 일본 중국의 국립극장장을 초청,15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국제학술세미나를 열고 있다. 6개국 국립극장장이 한꺼번에 한국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세미나 주제는 '국가와 극장,예술과 경영 사이에서'다.
그는 "민간 극장이 활성화된 미국과 달리 유럽과 아시아의 국립극장들은 자생력을 갖추라는 정부의 요구와 순수 예술의 지킴이라는 역할 사이에서 동병상련의 고민을 안고 있다"며 "서로 머리를 맞대고 생존전략을 심도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과제도 있다. 현재 국립극장은 산하 국립극단의 법인화와 국립창극단,국립국악관현악단,국립무용단의 오디션 도입으로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티켓판매 업체의 조사 결과 무용 · 국악 부문 비율이 전체 구매의 2~3%에 그쳤다"며 "전통예술을 키우고 단원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경쟁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초에 부임한 그의 도전과 혁신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올해 처음으로 '전통예술 최고경영자 과정'을 개설한 임연철 국립극장장(62)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우리 예술의 매력에 깊이 빠질수록 국악 저변 확대도 그만큼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예술 최고경영자 과정'은 창립 60돌을 맞은 국립극장이 서울과학종합대학원과 함께 기획한 복합 교육프로그램.14일부터 시작된 1기 과정에 윤영달 크라운 · 해태 회장과 변인근 중앙디자인 회장,이순조 명승건축그룹 회장 등 43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쯤 남산 기슭의 국립극장에 도착해 간단한 뷔페로 저녁을 해결한 뒤 이론 수업을 듣는다. 곧 이어 단가(短歌:판소리 전에 부르는 짧은 사설의 노래)와 단소 연습 등 실습시간도 갖는다. 10주 과정의 학비가 400만원이나 되지만 아까워하는 사람은 없다.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요. 앞으로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하게 만들어 CEO들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
그는 최고경영자 과정뿐만 아니라 주부와 학생들을 위한 공연체험 프로그램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부들을 대상으로 대중가요와 서양 클래식 음악을 국악과 엮어 해설해주는 '정오의 음악회',초 · 중 · 고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음악과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공연체험 프로그램 '국립극장 고고고' 등의 외연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학생 대상의 전통극도 '별주부전'(초등생),'시집가는 날'(중등생),'봄봄'(고교생) 등 연령별로 세분화하고 랩과 춤을 합친 퓨전국악극 '뛰다 튀다 타다' 공연도 준비했다. 국립극장으로서는 보기 드문 시도다.
그는 "예술 전공자 인턴 20여명으로 예술단 '미르'를 만들었는데 이들이 '국립극장 고고고'의 국악음악회와 연극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젊은층에 대한 국악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죠.올해에는 초 · 중 · 고교생 4만여명을 유치할 계획입니다. "
공연의 질적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더 많은 관객을 모으는 것도 그의 임무다. "더 많은 전통 창작품을 만들어내고 서양처럼 다양한 레퍼토리를 축적해 가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공연이라도 관객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국악 팬층을 넓혀가면서 국립극장의 자립도도 서서히 높이고 싶습니다. "
이를 위해 그는 프랑스 독일 헝가리 터키 일본 중국의 국립극장장을 초청,15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국제학술세미나를 열고 있다. 6개국 국립극장장이 한꺼번에 한국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세미나 주제는 '국가와 극장,예술과 경영 사이에서'다.
그는 "민간 극장이 활성화된 미국과 달리 유럽과 아시아의 국립극장들은 자생력을 갖추라는 정부의 요구와 순수 예술의 지킴이라는 역할 사이에서 동병상련의 고민을 안고 있다"며 "서로 머리를 맞대고 생존전략을 심도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과제도 있다. 현재 국립극장은 산하 국립극단의 법인화와 국립창극단,국립국악관현악단,국립무용단의 오디션 도입으로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티켓판매 업체의 조사 결과 무용 · 국악 부문 비율이 전체 구매의 2~3%에 그쳤다"며 "전통예술을 키우고 단원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경쟁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초에 부임한 그의 도전과 혁신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