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사학자 백지원씨는 《완간 고려왕조실록》에서 이같이 주장한다. 미국 LA에서 역사클럽인 '그라나다클럽'을 결성해 강의와 토론을 하고 있는 그는 승자와 권력에 의해 심하게 왜곡된 역사를 바로 펴자며 역사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인물.전작 《백성 편에서 쓴 조선왕조실록,왕을 참하라》 《조일전쟁(임진왜란)》을 통해 거침없는 비판과 파격을 선보인 바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려시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매우 협소하고 단순하며 심하게 왜곡돼 있다고 지적한다. 가령 당시 세계 제국이었던 몽골제국의 실체를 제대로 알고 고려시대를 좀 더 객관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따라서 몽골 침입 시기는 '원(元)의 간섭기'가 아니라 '원 식민지 시대'라고 불러야 한다는 얘기다.
저자는 또 고려는 조선보다 훨씬 다채롭고 역동적인 사회였다고 설명한다. 고려시대에는 불교가 국교였지만 다양한 사상들이 공존했고 아주 개방적이고 활기찬 사회였다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통일된 의식과 언어,문화의 원형이 형성된 시대였다는 것이다.
고려사 전체를 무인집권 전까지의 전기 왕권시대(918~1170 · 상권)와 후기 비왕권시대(1170~1356 · 하권)로 나눠 고려 역사 전체를 종횡으로 훑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