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일의 일본 자동차회사인 도요타가 유례없는 대형 리콜 사태로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작년 10월 도요타는 미국에서 렉서스 등 380만대를 가속페달 잠김 문제와 브레이크 결함 등으로 리콜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추가로 230만대를 리콜하는 등 지난 2월 말까지 800만대를 리콜했다. 리콜 사태로 인해 도요타의 미국 월별 판매 감소율은 1월에 15.8%,2월에 8.7%를 기록하는 등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도요타자동차의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진 만큼 도요타가 이를 완전히 만회하는 데 수 년의 세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도요타의 추락 원인이 그동안 회사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공장에서의 무리한 비용절감과 협력업체에 대한 과다한 원가절감 요구에 있다고 보고 있다.

원래 일본의 기업들은 자동차 업체를 포함해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1990년대까지 품질관리(QC)를 매우 중요시해 왔다. QC의 기본인 품질표준의 설정 및 품질분임조 활동,각종 제안 제도 등에서는 세계적으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정도였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의 일부 기업들이 품질개선보다는 원가절감을 더욱 강조하면서 결국 이번 사태와 같은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위기에 빠진 도요타는 그 원인을 재빨리 분석하고 최근 QC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조치들을 과감히 취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달 30일 일본의 도요타시 본사에서 품질개선을 위해 '글로벌 품질특별위원회'(위원장 도요다 아키오 사장)를 구성했다. 이어 특별위원회 산하에 미국, 유럽, 중국, 아시아, 호주, 중동 등 6개 지역별 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고 도요타의 품질전략과 관리를 총지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으로 리콜 사태에서 드러난 해외 부품 QC의 허점을 보완하고, 품질검사를 보강하며, 품질개선을 위한 QC 서클활동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뒤늦게나마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다시 QC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올바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 가치의 기본 중의 기본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이다. 날로 까다로워지는 소비자의 품질에 대한 요구가 엄격해지는 것은 오늘날 시장의 특징이다. 기업의 명성이나 마케팅 능력을 믿고 품질을 등한시하는 것은 마치 모래 위에 쌓은 성과 같아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무엇보다 품질을 해치는 무리한 원가절감 활동은 피해야 한다. 기업은 품질, 원가, 생산성 등이 가장 중요한 관리의 대상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품질이다. 품질을 중요시하는 기업경영은 품질을 위해 '기본으로 돌아가는' 활동을 얼마나,어떻게 전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본적인 품질관리 활동은 품질개선활동,제안활동,품질검사활동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번 도요타의 리콜사태를 보면서 기본을 중시해야 한다는 교훈을 갖게 된다. 최근에는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날로 증대되고 있으며,서비스 품질의 선진화는 국가경쟁력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다음달 25일에 신품질포럼과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개최하는 신품질컨벤션의 주제가 '서비스 품질선진화를 통한 글로벌 성장전략'인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도 기본이 품질에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이 품질을 높이는 혁신 비전의 설정,품질개선을 위한 팀 활동,품질개선 제안 활동 등을 꾸준히 실천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성장전략을 서비스 품질의 혁신에 맞춰 구사하기를 기대한다.

박성현 < 서울대 명예교수·통계학 / 신품질포럼 대외협력분과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