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해결 전문가 아담 카헤인 "힘에 사랑 더할 때 화합에너지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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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으론 첫 경찰청 강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이를 해결할 가장 실용적인 방법은 하느님이 도와주는 것이고,가장 기적적인 방법은 대화로 푸는 것'이란 우스갯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대화의 힘이 크다는 뜻이지요. "
세계적인 갈등해결 전문가 아담 카헤인(49)이 15일 경찰청에서 열린 '폴리스 열정 아카데미'에서 "한국 경찰도 대화의 힘을 적극 활용해보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으로 사회혁신 컨설팅사 레오스(REOS) 파트너 겸 옥스퍼드 세이드 경영대학원 과학 · 혁신 · 사회연구소 협력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아담 카헤인은 지난 25년 동안 세계 50여 개국을 돌며 기업가,정치인,게릴라,공무원,성직자 등과 갈등 조정자 역할을 했다. 그는 특히 1991년부터 1992년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치적 갈등 해결을 위한 시나리오 기획에 참여,'아파르트 헤이트(인종차별정책)'를 종식시키는 데 기여했다.
경찰이 이런 그를 초청한 건 '갈등'이 가까우면서도 멀리하고 싶은 주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날 아카데미에 참석한 강희락 경찰청장,모강인 경찰청 차장,박종준 치안감 등 경찰청 고위간부 100여명의 표정은 진지했다. 외국인이 경찰청에서 강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헤인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와 과테말라 내전,이스라엘의 민족갈등 해소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들려줬다.
그는 경찰이 '사랑'과 '힘'의 미묘한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힘은 창조적이기도 하고 파괴적이기도 합니다. 사랑을 활용하면 사회 통합과 화합의 에너지가 저절로 생성됩니다. " 그는 복잡한 문제를 지닌 사회일수록 힘과 사랑의 균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연에 이어 계속된 질의 · 응답 시간에는 업무와 관련된 각종 질문이 쏟아져 경찰들의 갈등 해소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보여줬다.
카헤인은 한경아카데미 초청으로 지난 13일 방한,14일 한국경제신문 다산홀에서 '복잡하게 얽힌 사회적 갈등 해소하기'란 주제로 특별세미나를 열었다. 그는 이날 경찰청 강연을 마치고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