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전고점 경신에 따른 부담으로 숨고르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코스피 지수는 최근 상승으로 인한 가격 부담과 원화 강세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 4거래일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이 가운데 최근 연기금이 주식 매수세를 강화하면서 증권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펀드 환매가 이어지면서 투신권의 공격적인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연기금의 매수세가 돋보이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지난해 주식 비중을 줄인 연기금이 올해 들어 주식을 다시 담고 있고,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해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연기금 매수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해 8조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지난 14일까지 1조50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 외국인 다음으로 큰 규모의 순매수 금액을 기록했다.

이에 '외국인 따라잡기'식 투자전략 외에 연기금이 사들이는 종목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수 하락기에 보유 주식 시가 총액이 줄어들어 저가 매수 전략을 취하는 연기금의 매수가 하방경직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위세정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기금이 주가 조정기에 '구원투수'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증시 상승세가 둔화가 우려되는 현 시점에 동향을 살필 필요가 있다"며 "시장 수급의 주도권이 외국인에게 있지만, 투신과 개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기금의 매수 동향은 외국인 매수세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올해 연기금의 매수가 집중되는 업종은 전기전자, 금융, 증권업 순으로 나타났고 시가총액 상위종목과 업종별 대표주 위주로 매매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2월 말 자금을 기준으로 현 지수대에서 국민연금의 추가 매수 여력은 11조7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김동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수급 측면에서 현재 증시의 흐름을 주도하는 외국인과 기관 중 유일하게 올해 이후 누적 순매수가 증가하고 있는 연기금의 순매수 종목에 관심을 가지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외국인 순매수 상위 30개 종목 가운데 연기금 순매수 상위 30개 종목과 겹치는 10개 종목을 추천했다.

해당 종목은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LG전자, 삼성전기, 현대차, 신한지주, 삼성화재, 대한생명, LG화학, 고려아연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수급이 취약한 가운데 연기금이 든든한 배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가계의 위험자산 보유비중에 비춰 연기금 주식 비중이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지수 하락 위험을 담보해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초점]숨고르기 장세…연기금이 지켜줄까
[초점]숨고르기 장세…연기금이 지켜줄까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