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단기 금융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증권사의 대표적 단기 상품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는 최근 한 달 사이(이하 지난 14일 기준) 3조원 가까운 자금이 들어왔다. 계좌 수도 1053만6000개로 같은 기간 18만개 늘어났다. 또 다른 단기 상품 머니마켓펀드(MMF)도 마찬가지다. 개인 MMF 잔액은 25조8263억원으로 한 달간 8250억원 증가했다.

주로 주식형 펀드 환매를 통해 빠져 나온 돈들이 시장을 관망하기 위해 단기 상품으로 몰린다는 분석이다. 언제든지 자금을 넣고 뺄 수 있는 데다 다른 금융상품 가입도 가능하다는 점이 이들 상품의 장점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양도성 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이 대표적인 단기자금의 투자 대상이었다. 하지만 직접 매매로 이뤄지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이 CMA다. CMA는 CD · CP · RP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특히 종합금융회사에서 내놓은 CMA는 원금보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전성 면에서도 은행 못지 않다. 원금보장 조건이 붙지 않아도 우량 채권이나 RP 등으로 주로 운용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 우려는 크지 않다.

최근 많은 투자자들이 가입하는 RP형 CMA는 고정이자 지급을 약속하는 게 특징이다. 자금운용 과정에서 손실이 나도 판매회사가 책임을 지기 때문에 투자자의 손실이 없다. 수시입출금식 단기 금융상품인 MMF도 있지만 최근에는 MMF로 운용하는 CMA 형태로 많이 투자한다. MMF에는 없는 체크카드 기능 등을 다양하게 부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MMF형 CMA는 MMF의 운용 성과에 따라 금리가 결정된다. 주로 만기가 짧은 국공채나 우량 회사채 등에 투자하기 때문에 수익 변동성이 있다.

증권사들은 최근 고객들의 통합자산관리 서비스와 연계해 다양한 부가 기능을 부여하고 있다. 이체 수수료 면제,공과금 결제 기능 등을 통해 편리성을 늘리는 추세다. 증권사별로 펀드 가입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경쟁적으로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도 투자자들에게는 호재다.

다만 단기 투자에 초점을 맞춘 상품인 만큼 다음 투자를 위해 '갈아타기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