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가 14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1으로 상향했다. 이번 상향 조정으로 한국은 아시아 외환위기 이전의 신용등급 수준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나 피치사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도 커졌다.

무디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른 경제 회복,한국 정부의 신속한 대응,건전한 재정상태가 등급 상향의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유로존 국가들의 소버린 리스크 증폭과 선진국의 재정적자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신용등급 상향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올 들어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투자자의 한국 주식에 대한 러브콜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둘째,해외 조달 금리가 낮아져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은행 등 금융업종의 수혜 가능성이 엿보인다. 마지막으로 외국인투자자의 '바이 코리아' 기조가 유지되며 최근 환매 물량 증가로 인해 일시적인 조정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한국 업종 대표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한국 증시는 양호한 기업이익 창출 능력과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시 대비 27.4%,신흥국 증시 대비 18.7% 저평가돼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신용등급 상향이 이러한 국내 증시의 저평가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국가신용등급 상향은 해당국에 대한 소버린 리스크 경감과 더불어 해당 국가에서 거래되는 주식에 대한 위험을 감소시키며 밸류에이션 할인폭을 축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알코아를 시작으로 미국의 1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기업실적에 쏠리고 있다. 인텔과 JP모건이 예상 대비 양호한 실적 발표와 더불어 긍정적인 사업 전망을 피력함에 따라 미국 및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중국의 금리 인상,위안화 절상 등의 변수로 5월 이후에는 변동성이 증대될 가능성이 있으나 저금리 기조의 경기부양책 지속과 전 세계 경기 회복이 초기 단계인 점을 감안할 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 매력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업종별 종목별 차별화에 대비해 세계시장에서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한국 대표기업에 집중할 것은 제안한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sj.oh@youfir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