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그룹과의 협상에서 코스피200지수의 독점 사용권을 지켜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20일 "FTSE지수를 운용하는 FTSE그룹과 최근 코스피200지수와 유사한 선물옵션 상품을 만들거나 상장할 때는 거래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세부 내용을 협의해 정식 계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코스피200과 유사한 선물옵션 상품을 만들 때 승인을 받도록 한 내부 규정에 의거해 현재 배타적인 지수 사용권을 행사 중이다.

지수 독점권 해제 문제는 2008년 9월 한국의 FTSE선진국지수 편입 결정 당시 핵심 요구사항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해 거래소와 FTSE 측이 추후 협의키로 했었다. FTSE는 지수 독점이 '반(反)경쟁적'이며 개방화라는 국제 흐름에 역행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독점권을 풀 경우 한국 증시의 대표 상품인 코스피200 선물옵션이 홍콩 런던 등에 상장돼 국내 시장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거래소는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FTSE 측이 코스피를 자본시장 인프라로 생각하는 우리 측 입장을 이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약간의 수수료를 내고 시세정보를 가공해 지수를 만들고,이를 벤치마커(기준지수)로 제공하는 등의 단순 활용은 가능하다.

FTSE와의 이 같은 합의는 MSCI와의 협상에도 힘을 실어줄 것이란 진단이다. 한국의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를 오는 6월 결정할 예정인 MSCI도 FTSE처럼 지수 사용권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거래소 관계자는 "FTSE와 협의 결과는 S&P 다우존스 등과 이미 맺은 계약과도 별 차이가 없다"며 "MSCI와의 협상에서도 일관된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