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그룹 자회사인 GM대우자동차의 한국인 최고위 임원 2명이 전격 해임됐다. 이에 따라 부사장 이상 임원 8명 중 한국인은 김태완(디자인담당) · 박병완(파워트레인담당) 부사장 2명만 남게 됐다.

GM대우는 16일 유기준 기술연구소 사장과 장동우 인사부문장(부사장)을 다음 달 1일자로 면직 처리했다고 발표했다. 후임자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유 사장은 1986년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에 입사한 후 줄곧 연구개발(R&D) 부문에서 일해왔다. 누비라,라노스,레간자 3종의 신차 개발을 주도,대우차 전성기를 이끌었다. 현재 한국자동차공학회장을 맡고 있다. 장 부사장은 1979년 입사 후 인사와 노사업무를 담당해 온 노무 전문가다.

업계에선 GM대우가 '시보레' 브랜드 도입을 앞두고 '대우색(色)' 빼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유 사장과 장 부사장 모두 정통 '대우맨'이기 때문이다. 대우차 출신 임원이 줄면서 GM그룹의 입김이 세질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GM대우 내에서 한국인 직원들의 동요도 감지된다. GM대우 관계자는 "유 사장이 GM대우 내에선 한국인 직원들의 리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충격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베트남 출장 중인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은 오는 29일 부산모터쇼 개막일에 기자간담회를 갖고 시보레 브랜드 도입을 공식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GM대우 노조는 이날 기본급 13만703원 인상 등을 골자로 한 2010년 임금 및 단체협약 요구안을 회사 측에 전달했다. 작년 임금을 동결했던 GM대우 노조가 큰 폭의 임금인상을 요구,올해 임단협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