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올해 주택종합계획은 주택건설 물량 증대에 촛점을 맞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예년과 크게 다르다.중장기적인 수요를 감안한 공급 확대보다는 당장의 경기침체와 수요감소에 대비,적정 공급량을 유지하려고 애쓴 모습이 역력하다.또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지방 주택경기 활성화,주거복지 강화,그린홈 건설 등 주택의 질적 측면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주택공급 목표 낮췄다

정부는 작년 주택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주택건설 촉진’을 내걸었다.보금자리주택 건설 일정을 대폭 앞당기고 민간부문의 건설도 촉진한다는 계획이었다.그러나 올해 주택종합계획에선 ‘활성화’ ‘원활히’ 등의 표현만 나올 뿐 ‘건설 촉진’ ‘조기 공급’ 등의 구절은 찾아보기 힘들다.정부의 주택정책이 큰 그림에서 달라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올해 주택공급계획은 최근 3년간 목표치와 비교하면 가장 보수적이다.2008년 전국 50만채(수도권 30만채 포함)에서 작년 43만채(수도권 25만채)로 줄었다가 올해는 40만채로 더 감소했다.2008년 지방에서만 20만채를 짓겠다고 했지만 현실에선 17만채,작년엔 12만5000채 공급에 그치자 올해 목표치를 14만채로 현실화시킨 때문이다.지방에선 미분양 해소(지난 2월말 기준 8만9000여채)가 급선무여서 주택공급물량 조절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작년 27만채까지 지어질 것이라던 민간 아파트가 21만3000채 공급에 그친 것도 공급계획 현실화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정부는 올해 민간의 주택건설 물량을 22만채로 낮춰 잡았다.



한편으로는 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해 수도권 30만채 등 전국에서 50만채를 매년 공급해야 한다던 정부 목표도 상당부분 눈높이를 낮췄다.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가 많이 가셨고 보금자리주택 공급과 분양가 상한제 실시로 분양가가 많이 떨어짐에 따라 주택수요 가운데 가수요(내지 투자수요)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보금자리주택 등 본격 공급



보금자리주택의 목표도 작년 ‘건설 확대’에서 올해는 ‘본격 공급’으로 바뀌었다.정부는 작년 8월 수도권 보금자리주택 공급 일정을 2012년까지 40만채에서 60만채로 대거 앞당겼고 시범지구와 위례신도시 사전예약을 통해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인기를 확인했다.작년 14만채 공급에 이어 올해는 18만채로 공급세대수를 대폭 늘렸다.이달 하순 2차지구 사전예약이 시작되고 5~6월 3차지구 공급계획 발표,9~10월 3차지구 사전예약,12월이후 시범지구 본청약 등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정부는 도심내에선 소형주택 공급을 본격화하기로 했다.원룸 기숙사 단지형다세대 연립주택 등 다양한 형태의 도시형 생활주택을 올해 2만채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도시형 생활주택은 작년 5월 도입됐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가 수익성 확보의 걸림돌이 돼 공급이 활성화하지 못했다.지난 2월까지 사업승인 물량은 4633채에 불과했다.그러나 규모 제한 완화(150세대→300세대 미만) 등 활성화 방안이 마련돼 올해부터는 도심 소형주택에 지주와 건설업체의 관심이 뜨거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거복지·환경 질높인다



정부는 올해를 주거복지와 주거환경을 질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원년으로 삼기로 했다.먼저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의 50%,재개발 용적률 확대분의 일부를 철거 세입자들에게 우선 공급키로 했다.전세자금 지원(최대 5조7000억원 규모)도 추진 중이다.또 영구임대단지 안에 주택과 복지시설이 함께 들어간 ‘일체형 복지동’을 지어 장애인 등을 위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시범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이와 함께 다가구주택 전세임대도 2만채 가량 놓기로 했다.이와 함께 노인들을 위한 고령자용 국민임대주택을 1만5000채 짓고 공공주택단지 안에 육아지원 커뮤니티(일종의 탁아소)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밖에 신규 주택의 경우 에너지 성능기준 강화(에너지 20% 절감),에너지 성능표기 의무화를 실시,저탄소 녹색주택인 ‘그린홈’ 건설을 추진키로 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