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 관련제품 만드는 中企 요즘 '죽을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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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고무價 1년새 117% 급등
고무장갑.콘돔업체 등 수익성 악화…값 인상 불가피
"A사 문 닫는다" 흉흉한 소문도
고무장갑.콘돔업체 등 수익성 악화…값 인상 불가피
"A사 문 닫는다" 흉흉한 소문도
국제 천연고무 값이 급등세를 타면서 이를 원료로 완제품을 생산하는 고무장갑과 콘돔 생산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익성 악화를 견디다 못한 업체들은 일제히 제품가격을 올릴 태세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레이시아산 천연고무 가격(뉴욕상품거래소 현물기준)은 ㎏당 3.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달 전에 비해 0.24달러(7.43%) 올랐고 1년 전인 작년 3월(㎏당 1.65달러)에 비해선 무려 1.95달러(117.79%)나 급등한 것이다.
고무가격은 2008년 12월 1.5달러대까지 떨어지다가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과 맞물려 지난해 12월 3달러대로 올랐다. 이런 가운데 올 들어 세계 최대 산지인 태국의 천연고무 생산량이 극심한 가뭄 탓에 급감하면서 3.6달러까지 치솟은 것이다.
사정이 이렇자 천연고무를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는 고무장갑 제조업체들은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1~2개 기업을 제외하고는 규모가 영세한 고무장갑 업체들은 대부분 선물거래가 아닌 현지 오파상을 통해 고무를 들여온다. 그렇다보니 고무가격 급등에 따른 충격파를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 고무 유통업체인 조양케미칼 조용진 상무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 고무 제조업체는 소규모로 천연고무를 구입하기 때문에 가격부담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무장갑 업계에선 'A사가 조만간 문닫는다더라'는 식의 흉흉한 소문이 번지고 있다.
국내 고무장갑 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태화지앤지의 박영우 사장은 "고무가격이 1년 새 2배로 뛸 정도로 원자재 부담이 커졌다"며 "작년 말에만 영세 제조업체 2곳이 문닫았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콘돔업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인체에 직접 닿는 제품 특성상 100% 천연고무를 써야 하는 만큼 원자재 값 급등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콘돔 제조업체 유니더스 관계자는 "연초 예상했던 천연고무 가격은 t당 1600달러인데 지금은 예상치의 2배를 넘어섰다"며 "품질이 좋은 태국산 고무만 100% 사용하는 우리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고무값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고무장갑 업계는 최근 제품가격(특대 사이즈 기준)을 최대 20%가량 올렸다. 마미손의 경우 1560원이던 고무장갑 값을 지난해 11월 1680원으로 올렸고 태화지앤지도 지난 2월까지 1590원이던 고무장갑 가격을 지난달 초 1700원으로 올렸다. 지난 10년간 고무장갑 가격이 1400~1550원 사이에서 결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계에서 최근 고무값 급등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를 알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도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박 사장은 "10년 만에 고무장갑 가격을 20% 올렸지만 아직도 수익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조만간 한 차례 더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고무장갑 업계에 이어 콘돔업계 등도 가격인상을 준비 중이다. 유니더스는 조만간 콘돔 가격을 약 10~20% 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1회용 의료장갑 업체들 역시 최소 50%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명/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레이시아산 천연고무 가격(뉴욕상품거래소 현물기준)은 ㎏당 3.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달 전에 비해 0.24달러(7.43%) 올랐고 1년 전인 작년 3월(㎏당 1.65달러)에 비해선 무려 1.95달러(117.79%)나 급등한 것이다.
고무가격은 2008년 12월 1.5달러대까지 떨어지다가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과 맞물려 지난해 12월 3달러대로 올랐다. 이런 가운데 올 들어 세계 최대 산지인 태국의 천연고무 생산량이 극심한 가뭄 탓에 급감하면서 3.6달러까지 치솟은 것이다.
사정이 이렇자 천연고무를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는 고무장갑 제조업체들은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1~2개 기업을 제외하고는 규모가 영세한 고무장갑 업체들은 대부분 선물거래가 아닌 현지 오파상을 통해 고무를 들여온다. 그렇다보니 고무가격 급등에 따른 충격파를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 고무 유통업체인 조양케미칼 조용진 상무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 고무 제조업체는 소규모로 천연고무를 구입하기 때문에 가격부담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무장갑 업계에선 'A사가 조만간 문닫는다더라'는 식의 흉흉한 소문이 번지고 있다.
국내 고무장갑 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태화지앤지의 박영우 사장은 "고무가격이 1년 새 2배로 뛸 정도로 원자재 부담이 커졌다"며 "작년 말에만 영세 제조업체 2곳이 문닫았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콘돔업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인체에 직접 닿는 제품 특성상 100% 천연고무를 써야 하는 만큼 원자재 값 급등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콘돔 제조업체 유니더스 관계자는 "연초 예상했던 천연고무 가격은 t당 1600달러인데 지금은 예상치의 2배를 넘어섰다"며 "품질이 좋은 태국산 고무만 100% 사용하는 우리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고무값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고무장갑 업계는 최근 제품가격(특대 사이즈 기준)을 최대 20%가량 올렸다. 마미손의 경우 1560원이던 고무장갑 값을 지난해 11월 1680원으로 올렸고 태화지앤지도 지난 2월까지 1590원이던 고무장갑 가격을 지난달 초 1700원으로 올렸다. 지난 10년간 고무장갑 가격이 1400~1550원 사이에서 결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계에서 최근 고무값 급등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를 알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도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박 사장은 "10년 만에 고무장갑 가격을 20% 올렸지만 아직도 수익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조만간 한 차례 더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고무장갑 업계에 이어 콘돔업계 등도 가격인상을 준비 중이다. 유니더스는 조만간 콘돔 가격을 약 10~20% 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1회용 의료장갑 업체들 역시 최소 50%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명/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