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제3 정당인 자유민주당이 지지도 32%를 돌파하며 집권 노동당과 야당인 보수당을 제치고 총선 레이스에서 처음으로 선두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7일 영국 여론조사기관 BPIX 조사 결과 자유민주당의 지지도는 한 주 전에 비해 12%포인트 급상승한 32%를 기록했고 보수당과 노동당은 각각 7%,3%포인트씩 떨어져 31%,28%를 나타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15일 열린 정당 대표 간 TV토론회에서 닉 클레그 자유민주당 당수(43)가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43)와 노동당의 고든 브라운 총리(59)보다 나은 비전을 보여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자유민주당의 지지도가 집권당을 넘어서면서 다음 달 6일 치러지는 총선에서 절대 다수당이 없는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탄생할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영국 하원 의석은 650석으로 어느 당이든 단독 집권하려면 326석을 확보해야 하지만 현 추세라면 집권 노동당,보수당,자유민주당 등 어느 정당도 절대 다수당이 되기 힘든 상황이다. 이 경우 노동당과 자유민주당,또는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노동당과 보수당 핵심 인사들이 자유민주당 인사들과 접촉을 강화하는 등 연대 작전도 벌어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들은 자유민주당의 지지도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당제가 정착돼있는 영국에서는 총선 때마다 대부분 노동당 또는 보수당이 과반 의석으로 단독 집권해왔다. 특히 1974년 이후 헝 의회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