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발행을 줄이고 있어 지표금리 역할을 해왔던 CD의 생명력이 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은 2007년 6조1959억원의 CD를 발행했으나 2008년에는 그 규모를 4조2581억원으로 줄였고 지난해와 올해에는 CD를 아예 찍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올 들어 CD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2008년 5조3974억원이었던 이 은행의 CD 발행규모는 지난해 1조7143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국민은행은 올 들어 18일까지 8600억원의 CD를 발행했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2조1300억원)발행량의 3분의1 수준이다.

기업은행만이 이례적으로 올해 2조1950억원의 CD를 찍었다. 이달 말 중금채와 CD 물량 3조7000억원어치의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라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CD 발행을 줄이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이 예대율을 산정할 때 CD를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예대율이란 대출 잔액을 예금 잔액으로 나눈 비율로 은행들은 2013년까지 이 비율을 100% 이하로 맞춰야 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굳이 CD를 발행해 돈을 끌어모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CD가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코픽스(COFIX) 등이 지표금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행 조달 자금 중 CD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에 불과하나 아직도 전체 대출 중 CD 연동형의 비중이 70% 이상 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예대율을 산정할 때 CD를 제외하도록 한 것은 앞으로 장기 지표금리를 이용해 대출을 하라는 의미"라며 "주택담보대출의 지표금리를 CD에서 코픽스 등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훈/정재형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