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화산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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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79년 8월24일,이탈리아 남부 폼페이.베수비오산 정상에서 거대한 버섯 모양 구름기둥이 피어오르더니 곧이어 굉음과 함께 화산재와 용암이 솟구쳤다. 시커먼 유황 연기가 천지를 삼켜버린 사흘 뒤 로마제국 최고의 휴양지 폼페이는 지구상에서 흔적 없이 사라졌다.
전설처럼 전해지던 일은 1748년 나폴리왕에 의해 발굴이 시작되면서 사실로 드러났다. 목욕탕 원형극장 등 건물은 물론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아이를 안은 어머니가 그대로 돌처럼 굳어 있는 모습은 순식간에 닥친 자연의 재앙 앞에 놓인 인간의 무기력함을 그대로 보여줬다.
발해의 멸망 또한 939년 1월 발생한 백두산의 화산 폭발 때문이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거란 역사서인 '요서(遙書)'엔 발해가 내분과 민심 이반으로 인해 망했다고 기록돼 있지만 그토록 광대했던 제국이 일시에 스러진 건 화산 폭발에 따른 참사로밖엔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화산 폭발이 인류 전체를 위협했다는 주장도 있다. 7만3000년 전 수마트라섬 토바 화산 폭발 이후 엄청난 양의 재가 6년 동안이나 태양을 가린 통에 지구 기온이 뚝 떨어져 1800년간 빙하기가 도래했었다는 게 그것이다(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스탠리 앰브로즈 교수 등).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빙하 밑 화산 폭발로 분출된 화산재 구름이 유럽 하늘을 뒤덮으면서 영국 · 독일 등 북부와 중부 유럽 공항의 항공기 이 · 착륙이 전면 금지되는 등 사상 유례없는 항공대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화산재가 항공기 엔진에 치명적일 수 있어 유럽시간으로 월요일 오전까진 운항을 재개하기 어렵고,완전 정상화엔 상당기간이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이대로 가면 겨우 나아지려던 세계경제에 다시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행기야 다시 뜨겠지만 화산재가 여기저기 퍼져나가 햇빛을 막으면 지구 곳곳에 어떤 기상이변을 일으킬지 알 길 없다. 1815년 4월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은 다음해 여름 유럽은 물론 미국 동부에까지 눈과 서리를 내렸다는 마당이다.
일각에선 미국 옐로스톤 공원 밑 화산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슈퍼화산 폭발 가능성도 제기한다. 나라 안팎에서 재앙이 겹치는 틈을 타고 혹세무민하는 종말론이 등장할지 모른다. 괜한 낭설에 솔깃하지 말고 하루하루 겸허하게 최선을 다할 일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전설처럼 전해지던 일은 1748년 나폴리왕에 의해 발굴이 시작되면서 사실로 드러났다. 목욕탕 원형극장 등 건물은 물론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아이를 안은 어머니가 그대로 돌처럼 굳어 있는 모습은 순식간에 닥친 자연의 재앙 앞에 놓인 인간의 무기력함을 그대로 보여줬다.
발해의 멸망 또한 939년 1월 발생한 백두산의 화산 폭발 때문이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거란 역사서인 '요서(遙書)'엔 발해가 내분과 민심 이반으로 인해 망했다고 기록돼 있지만 그토록 광대했던 제국이 일시에 스러진 건 화산 폭발에 따른 참사로밖엔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화산 폭발이 인류 전체를 위협했다는 주장도 있다. 7만3000년 전 수마트라섬 토바 화산 폭발 이후 엄청난 양의 재가 6년 동안이나 태양을 가린 통에 지구 기온이 뚝 떨어져 1800년간 빙하기가 도래했었다는 게 그것이다(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스탠리 앰브로즈 교수 등).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빙하 밑 화산 폭발로 분출된 화산재 구름이 유럽 하늘을 뒤덮으면서 영국 · 독일 등 북부와 중부 유럽 공항의 항공기 이 · 착륙이 전면 금지되는 등 사상 유례없는 항공대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화산재가 항공기 엔진에 치명적일 수 있어 유럽시간으로 월요일 오전까진 운항을 재개하기 어렵고,완전 정상화엔 상당기간이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이대로 가면 겨우 나아지려던 세계경제에 다시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행기야 다시 뜨겠지만 화산재가 여기저기 퍼져나가 햇빛을 막으면 지구 곳곳에 어떤 기상이변을 일으킬지 알 길 없다. 1815년 4월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은 다음해 여름 유럽은 물론 미국 동부에까지 눈과 서리를 내렸다는 마당이다.
일각에선 미국 옐로스톤 공원 밑 화산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슈퍼화산 폭발 가능성도 제기한다. 나라 안팎에서 재앙이 겹치는 틈을 타고 혹세무민하는 종말론이 등장할지 모른다. 괜한 낭설에 솔깃하지 말고 하루하루 겸허하게 최선을 다할 일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