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악의 '항공대란'] 반도체ㆍ휴대폰 유럽수출 '올스톱'…현지공장도 가동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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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도 피해 확산
하루 손실액은…휴대폰 300억원·반도체 50억…항공화물 운임 300만달러
하루 손실액은…휴대폰 300억원·반도체 50억…항공화물 운임 300만달러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무게 100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보잉747(B747-400F) 화물기 90여대가 터미널을 지키고 있었다. 모두 유럽행 항공기.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이후 지난 16일부터 사흘째 발이 묶여 있다. 항공사별 결항 현황은 대한항공이 53편(도착 21편,출발 32편),아시아나 17편(도착 7편,출발 10편)이며 외항사는 20편(도착 9편,출발 11편)에 달한다. 항공회사 관계자는 "스톡홀름 파리 프랑크푸르트 빈 등 유럽 중심도시로 향하는 화물 운송이 전면 중단됐다"며 "터미널 옆 화물집하장에도 수천t의 수출화물이 쌓여 있다"고 전했다.
◆회복 조짐 경기에 복병으로 등장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이 한국 경제에도 어두운 화산재를 드리우고 있다. 항공기로 실어나르는 반도체 휴대폰 등의 수출이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는 데다 유럽 생산기지에 대한 부품 · 소재 공급이 차단되면서 현지 공장 가동이 중단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서다. 유럽발 항공대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수출경기 위축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물론 경제 전반의 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장을 지낸 김종석 홍익대 교수는 "유럽과의 여객-화물 운송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올 상반기 정부의 성장 목표치 달성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항공기 결항으로 최대 피해를 입고 있는 품목은 휴대폰이다. 삼성 LG 등이 유럽에 수출하는 휴대폰 물량은 하루평균 20여만대.이들 업체의 휴대폰 평균 판매단가가 150달러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 매출 손실이 3000만달러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유럽에서 2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삼성전자 관계자는 "TV나 가전제품과 달리 휴대폰은 유럽 현지에 공장을 두고 있지 않다"며 "현 시점에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많은 유럽으로의 수출 차질은 경영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 공장 가동 차질 우려
사상 최대 호황가도를 달리고 있는 반도체업계도 뜻밖의 악재에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유럽으로의 수출 중단에 따른 매출 손실이 하루 평균 2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물량을 합하면 국내 반도체업계 손실은 50억원이 넘을 공산이 크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의 폴란드 공장도 한국에서 공수해 오는 전자부품 · 소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완제품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TV 모니터 등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러시아 · 슬로바키아 공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 들어 LCD · LED TV와 휴대폰 등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일어나면서 부품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만큼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LCD 패널에 들어가는 '이중휘도향상필름(DBEF)'과 '타임 컨트롤러',휴대폰에 내장되는 그래픽 메모리 등은 현지 재고 물량이 1주일치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꾸로 유럽 최대 반도체회사인 ST마이크로에서 자동차용 · 전력용 시스템IC를 수입하고 있는 자동차업계도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장부품 비중 확대로 비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조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반도체 가격이 더 뛰어오를 것 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송업체도 발 묶여
최근 화물 운송 수요 확대로 항공기를 완전 가동해 온 항공업계도 울상을 짓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유럽행 화물기는 하루 평균 6편.편당 운임이 50만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 300만달러씩의 매출을 허공에 날리고 있는 셈이다.
DHL 페덱스 등 항공 특송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대부분 화산재 피해를 입은 서유럽에 거점을 두고 있어 지난 주말부터 배송에 발이 묶인상태다.
독일을 허브로 삼고 있는 DHL 관계자는 "전기 전자 자동차부품 의류 등의 수출입이 큰 애로를 겪고 있다"며 "프랑크푸르트 공항 자체가 폐쇄된 마당에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페덱스 코리아 측도 "파리 등 허브 공항에 미리 집결해 있던 화물은 배송에 큰 애로가 없겠지만 앞으로가 문제"라며 "주말이 지나 본사의 지침을 받아봐야 세부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캐비어 등 유럽산 식자재를 수입하고 있는 특급호텔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급호텔 관계자는 "식재료의 특성상 신선도가 중요해 충분한 비축 물량을 갖고 있지 않다"며 "메뉴를 조정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조일훈/박동휘/강유현 기자 jih@hankyung.com
◆회복 조짐 경기에 복병으로 등장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이 한국 경제에도 어두운 화산재를 드리우고 있다. 항공기로 실어나르는 반도체 휴대폰 등의 수출이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는 데다 유럽 생산기지에 대한 부품 · 소재 공급이 차단되면서 현지 공장 가동이 중단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서다. 유럽발 항공대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수출경기 위축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물론 경제 전반의 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장을 지낸 김종석 홍익대 교수는 "유럽과의 여객-화물 운송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올 상반기 정부의 성장 목표치 달성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항공기 결항으로 최대 피해를 입고 있는 품목은 휴대폰이다. 삼성 LG 등이 유럽에 수출하는 휴대폰 물량은 하루평균 20여만대.이들 업체의 휴대폰 평균 판매단가가 150달러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 매출 손실이 3000만달러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유럽에서 2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삼성전자 관계자는 "TV나 가전제품과 달리 휴대폰은 유럽 현지에 공장을 두고 있지 않다"며 "현 시점에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많은 유럽으로의 수출 차질은 경영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 공장 가동 차질 우려
사상 최대 호황가도를 달리고 있는 반도체업계도 뜻밖의 악재에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유럽으로의 수출 중단에 따른 매출 손실이 하루 평균 2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물량을 합하면 국내 반도체업계 손실은 50억원이 넘을 공산이 크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의 폴란드 공장도 한국에서 공수해 오는 전자부품 · 소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완제품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TV 모니터 등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러시아 · 슬로바키아 공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 들어 LCD · LED TV와 휴대폰 등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일어나면서 부품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만큼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LCD 패널에 들어가는 '이중휘도향상필름(DBEF)'과 '타임 컨트롤러',휴대폰에 내장되는 그래픽 메모리 등은 현지 재고 물량이 1주일치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꾸로 유럽 최대 반도체회사인 ST마이크로에서 자동차용 · 전력용 시스템IC를 수입하고 있는 자동차업계도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장부품 비중 확대로 비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조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반도체 가격이 더 뛰어오를 것 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송업체도 발 묶여
최근 화물 운송 수요 확대로 항공기를 완전 가동해 온 항공업계도 울상을 짓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유럽행 화물기는 하루 평균 6편.편당 운임이 50만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 300만달러씩의 매출을 허공에 날리고 있는 셈이다.
DHL 페덱스 등 항공 특송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대부분 화산재 피해를 입은 서유럽에 거점을 두고 있어 지난 주말부터 배송에 발이 묶인상태다.
독일을 허브로 삼고 있는 DHL 관계자는 "전기 전자 자동차부품 의류 등의 수출입이 큰 애로를 겪고 있다"며 "프랑크푸르트 공항 자체가 폐쇄된 마당에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페덱스 코리아 측도 "파리 등 허브 공항에 미리 집결해 있던 화물은 배송에 큰 애로가 없겠지만 앞으로가 문제"라며 "주말이 지나 본사의 지침을 받아봐야 세부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캐비어 등 유럽산 식자재를 수입하고 있는 특급호텔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급호텔 관계자는 "식재료의 특성상 신선도가 중요해 충분한 비축 물량을 갖고 있지 않다"며 "메뉴를 조정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조일훈/박동휘/강유현 기자 jih@hankyung.com